삼척 해상케이블카, 보령 머드 꺾고 통합우승…최정 개인 통산 600승 등 대기록 빛 바래
9월 24일 열린 2021 한국여자바둑리그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보령 머드를 2-1로 꺾었다. 앞서 열린 1차전에서도 2-0으로 승리한 바 있는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이로써 강력한 우승후보 보령 머드를 종합전적 2-0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결정지었다.
삼척의 우승을 확정지은 주인공은 삼척의 2지명 조혜연 9단이었다. 정규리그 11승 2패로 삼척의 실질적인 주장 역할을 했던 조혜연은 루키 박소율 2단에게 17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보령은 최정이 김채영과의 주장 맞대결을 승리하며 추격에 나서는 듯했으나 1국과 마찬가지로 나머지 두 판을 모두 잃어 준우승에 머물렀다. 보령은 2지명 강다정이 1차전에 이어 또다시 삼척 3지명 김은선에 무릎을 꿇은 것에 아픔을 느꼈다.
한편 보령 머드의 에이스 최정 9단은 정규리그에서 14전 전승, 포스트시즌 5전 전승 등 2021 여자바둑리그에서 19전 전승이라는 전무후무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팀원들이 뒤를 받쳐주지 못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보령머드 문도원 감독의 승부수 불발
승부와는 별개로 양 팀 감독들의 지략 싸움도 볼만했다. 1차전에서 최정을 3국에 배치하는 바람에 써보지도 못하고 0-2로 패했던 보령 문도원 감독은 2차전 초반부터 상대의 허를 찌르는 대담한 오더 제출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문 감독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원성진 9단과 국수산맥배 대표 선발전을 치른 최정을 오후 5시 시작되는 1국에 출전시키는 초강수로 반드시 2차전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럴 경우 회복할 시간을 주기 위해 늦게 시작되는 3국에 출전시키는 게 관례지만 이미 오전에 대국을 치른 최정을 속기도 아닌 1국 장고대국에 출전시켜 상대의 의표를 찔렀다. 최정의 1국 출전을 예상하지 못한 삼척은 1지명 김채영을 전진배치했고, 결국 최정의 상대가 되면서 일단 오더 싸움에선 에이스 맞대결을 원했던 보령이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보령의 행운은 거기까지였다. 최정을 받쳐줄 1승이 끝까지 터져주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한 관계자는 “결과론일 수도 있겠지만 1차전에서 우세한 국면을 만들어놓고도 들쭉날쭉한 수를 남발하다가 역전패를 당한 강다정 3단이 아쉬웠다. 문도원 감독은 2지명 선수이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를 결정지었기 때문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겠지만, 부담 때문에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2차전에 김경은 2단을 대신 출전시켰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다혜 감독 “목표 이뤄 기뻐”
우승이 확정된 후 인터뷰에서 삼척 해상케이블카 이다혜 감독은 “선수선발식 때 선수 구성이 잘돼 내심 우승을 목표로 생각했는데 목표를 이뤄 기쁘다”면서 “시즌 내내 선수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으면 좋겠다는 잔소리를 많이 했는데 잘 따라줘서 고맙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주장인 김채영 6단은 “올 시즌 유난히 부진했는데 언니들이 잘해줘 감사하다”면서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정규리그 10승 2패를 기록하며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우승을 결정지은 조혜연 9단은 “개막할 때부터 경험이 풍부한 후배 기사들과 한 팀이 돼 우리 팀 우승이 유력할 걸로 봤는데 현실이 됐다”며 “감독님은 잔소리라고 했지만 칭찬일색보다 선수들한테는 자극이 됐고 약이 됐다. 시즌 내내 팀 분위기가 좋았는데 이런 분위기가 우승까지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올 시즌 ‘1지명급 3지명’이란 평을 들었던 김은선 4단은 “사실 리그 참가 신청 일주일 전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좋은 팀에서 후회 없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출전 신청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기사 인생에 잊을 수 없는 2021년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최정 9단은 이날 대국으로 개인 통산전적 600승 달성과 동시에 여자바둑리그 통산 100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지만 팀 패배로 그 빛이 바랬다.
2021 여자리그 시상식은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열릴 예정이며 대회 최우수기사(MVP)도 그날 발표될 예정이다. MVP는 온라인 팬 투표와 기자단 투표를 50%씩 반영해 선정한다.
2021 NH농협은행 여자바둑리그는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으로 최종 승자를 가리는 스텝래더 방식으로 진행됐다. 팀 상금은 우승 5500만 원, 준우승 3500만 원,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이다.
유경춘 객원기자
-
‘바둑여제’ 최정 vs ‘천재소녀’ 스미레, 여자기성전 결승 관전포인트
온라인 기사 ( 2024.11.26 14:51 )
-
UFC 챔피언 알렉스 페레이라 방한…‘페레이라 웃기면 1000만원’, VIP 디너 행사로 한국팬들 만난다
온라인 기사 ( 2024.10.17 05:34 )
-
[인터뷰] 스포츠 아나운서 곽민선 "관전부터 e게임까지 축구에 푹 빠졌어요"
온라인 기사 ( 2024.11.14 1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