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일요신문]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은 이 대학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팀(최현선 석박사통합과정)이 홍합접착단백질에 자기장 감응성을 부여해 접착성 마이크로입자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경북대 의생명융합공학과 조윤기 교수와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자기장 감응성이란 외부자기장에 반응하여 자기장 방향으로 이동하는 성질을 의미한다.
기존의 자기장 감응성 약물전달 시스템은 목표 부위로 약물을 전달한 후 자기장을 제거하면 유동적인 체내 유체환경에서 사라지기 쉽다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
이에 차 교수팀은 마이크로입자 내부에 산화철을 담았는데, 이 마이크로입자는 빠른 유체가 흐르는 통로기관에서 일차적으로 자기장에 의해 병변 부위에 국소적으로 전달됐다. 이후 홍합접착단백질이 갖는 강한 수중 접착력 덕분에 자기장을 제거하고도 병변 부위에 입자가 장기적으로 유지된다.
연구 결과, 자기장 유무에 따라 전달효율이 5배 이상 차이가 났으며, 자기장을 제거한 후에도 전달 부위에서 일주일 이상 효과를 유지했다. 이는 적은 약물량과 투여 횟수로도 식도질환 환자에게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 마이크로입자는 산화철 특성상 자기공명영상법3으로 입자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차 교수팀은 마이크로입자의 우수한 생체적합성에 더해, 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화학요법 약물인 독소루비신을 내부에 담아 암세포의 사멸율을 약 84%까지 올리는 등 높은 항암 치료 효능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
차형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약물전달용 마이크로입자는 식도뿐만 아니라, 장과 같이 빠른 유체의 흐름을 수반하는 장기에 발생한 질병을 치료할 때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의 앞표지(front cover)논문으로 최근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중견연구사업과 우수신진연구사업,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