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공동브랜드 '실라리안'(Sillarian)이 단순한 품질 인증을 넘어 지역 중소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97년 출범한 '실라리안'에는 현재 62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경북도가 제품 품질과 재무 건전성, 사회적 기여도 등을 종합 평가해 브랜드 사용을 승인하며, 3년마다 이뤄지는 재평가에서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은 브랜드 사용 자격을 잃을 만큼 관리도 엄격하다. 단순히 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경북을 대표하는 우수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 2월 사단법인 경상북도 실라리안 협회 제2대 회장으로 취임한 장종현 (주)오그래 농업회사법인 대표이사는 '실라리안'을 "경북 우수 기업 인증 브랜드"라고 정의했다.
장 회장은 2015년 현미 '시리얼' 사업을 시작한 뒤 단백질 식품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회사를 성장시켰다. 2016년 '오그래'가 '실라리안' 회원사로 선정된 이후 총무와 임원 등을 맡으며 협회 활동을 이어왔다. 올해 회장을 맡아 '실라리안'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고 있다.

장 회장은 "기업들은 제품만 잘 만든다고 성장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브랜드 전략부터 디자인, 특허, 해외 진출까지 함께 고민해 줄 전문가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회 내부에서는 선배 기업과 후배 기업을 연결하는 멘토·멘티 시스템과 기업 현장을 직접 찾아 노하우를 공유하는 분과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수출 경험이 풍부한 회원사와 성장 단계에 있는 기업들이 함께 공장을 둘러보고 생산과 마케팅, 해외 진출 경험을 공유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회원사를 대상으로 매년 해외 시장 개척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는 10개 업체를 대상으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수출 상담과 현지 시장 조사를 펼칠 예정이다.

'실라리안' 선정 과정에서는 서류 평가와 현장 평가, 프레젠테이션(PT) 심사를 거쳐 제품 경쟁력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지난해에는 40여 개 기업이 지원해 5곳만 선정됐다. 올해도 50여 개 기업이 신청하는 등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장 회장은 경북 기업들의 가장 큰 강점으로 '우직함'을 꼽았다. 그는 '실라리안'이라는 이름에도 이러한 철학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실라리안'은 '신라의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신라 화랑의 정신처럼 꿋꿋함과 끈기, 쉽게 포기하지 않는 우직함이 바로 경북 기업들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북 기업들은 좋은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홍보와 마케팅에는 다소 소극적인 경우가 있다"며 "이제는 혼자 성장하기보다 서로 배우고 경험을 나누는 네트워크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대표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언급했다. 장 회장은 "중소기업은 매달 급여일이 가장 힘든 날이다. 늘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라리안은 단순한 인증 브랜드가 아니라 '위안'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가 매출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혼자가 아니다'라는 믿음을 주는 것도 브랜드의 역할"이라고 했다.
장 회장은 "회원사들이 서로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고 어려울 때 함께 해결책을 찾는 성장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브랜드가 살아야 기업이 살아남고, 기업이 성장해야 지역 경제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라리안이 앞으로 경북 기업들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신뢰의 이름이자, 어려울 때 함께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은주 대구/경북 기자 kej290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