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수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조심스레 치러진 경기였다. 참가 선수뿐만 아니라 동행한 학부모 또한 대회 3일 전 PCR 검사를 의무화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학부모는 클럽하우스까지만 출입이 가능할 뿐, 대회장으로는 입장이 불가했다. 대신 이번 대회는 SBS미디어넷이 방송사로 참여, 골프 채널 등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탓에 예년과 비교하면 일부 대회들이 진행되지 않는가 하면 유례없는 골프 인기에 대회장을 물색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강전항 한국초등학교골프연맹 회장은 "어려운 시기다. 골프장을 빌리기가 어려운데 보성CC에서 감사하게도 도와줬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대회에 나선 선수들은 같은 날 라운딩을 즐기는 취미 골퍼들의 눈을 동그랗게 만들 정도로 원숙한 기량을 선보였다. 이들은 어린 선수들의 샷을 바라보며 감탄했고 훈련 방법 등을 묻기도 했다. 대회 종료 이후 시상식에서는 '유명해질 선수'라며 함께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프로 선수 못지않은 진지함을 선보인 선수들이었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초등학생다운 천진난만함을 보였다. 불새부에서 나란히 2, 3위를 차지한 박가원 양과 김수빈 양은 경기 후 전화번호를 교환하며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 양은 "이전에도 알고 있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더 친해지게 됐다. 앞으로 종종 연락하기로 했다"며 웃었다.

같은 날 청학부에서 우승한 박효담 양은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이렇게 상까지 받을 수 있어서 더 좋다. 올해부터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데 운이 좋은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성적 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튿날 열린 기린부에서는 김태호 군이 우승을 차지했다. 김 군은 기린부 16명 중 단 3명뿐인 3학년 학생이었지만 형들을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는 "오늘 우승은 운이 좋았다. 평소보다 드라이버가 잘 됐던 것 같다"면서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유명한 선수(김시우, 임성제)들이 많더라. 그분들처럼 나도 미국프로골프투어(PGA)에서 활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군의 아버지 김대수 씨는 "1학년 때부터 다양한 대회에 참가해왔는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우승을 차지한 것 같다. 아이가 운동을 재미있어 하니 나도 열심히 도와주고 있다"며 웃었다.
불새부 우승자는 현세린 양이었다. 경쟁자들로부터 "우승이 결정된 순간 세린이가 울었다"는 '제보'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이에 현 양은 "마지막 홀이 끝나면서 관계자분의 '우승 확정됐다'는 말을 듣는 순간 긴장이 풀리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던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는 "친오빠도 골프를 하는 데 많이 도움을 줬다. 특히 정신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오빠가 '생각 없이 쳐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마음을 내려놓으니 정말 퍼팅이 잘됐다"고 말했다.
수상자 명단(성적순)
△항룡부(남자 5~6학년)
손제이(가동초), 안성현(나산초), 추예준(구곡초), 이호세(솔샘초), 김태휘(센텀초)
△청학부(여자 1~4학년)
박효담(초전초), 김아란(중일초), 신진영(서울압구정초), 정세영(정암초), 강예서(대청초)
△불새부(여자 5~6학년)
현세린(석성초), 박가원(평리초), 김수빈(도련초), 김규빈(광남초), 민이수(천안불당초)
△기린부(남자 1~4학년)
김태호(동탄중앙초), 김주원(인천송원초), 김하온(천안새샘초), 김호연(흥도초), 엄승유(천안불무초)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