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29일 2192.36으로 마감한 코스피. 5월 들어 2200선을 사이에 두고 오르락내리락하는 가운데 상승 기조를 계속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장훈 기자 doculove@ilyo.co.kr |
부동산시장이 침체해 있는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계속 오르고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면서 각 증권사에는 ‘과연 지금 투자해도 괜찮을까’라는 문의가 잇따른다고 한다. 지수와 분위기만 보면 분명 과열 양상을 띠고 있지만 워낙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4월까지 숨 막히게 상승해온 국내 증시가 5월에도 그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일단 5월은 물론 내년까지 국내 증시의 대세 상승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심지어 올 상반기 중 코스피지수가 240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도 있다.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는 “2012년에 코스피지수가 280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자신할 정도다.
이처럼 상당수 전문가들은 5월 증시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다만 그 폭이나 기세는 주춤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수 상승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낼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상승 기조는 유지되겠지만 그 폭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부 시장전략팀장은 “5월 코스피는 100포인트 내외 상승을 예상한다”고 말했으며,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실장은 “완만한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코스피지수가 무서운 속도로 상승했음에도 전문가들이 여전히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는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국내외 여건이 매우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대외적 요인으로 미국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고, 중동 정정 불안이나 일본 대지진의 여파가 수그러들고 있으며, 중국 경기가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내적 요인으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이 계속 좋아지고 있고 증시가 건강해졌다는 것을 들고 있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유동성 확대, 신흥국 인플레이션의 둔화, 미국 고용 회복의 지속 등으로 5월 국내 증시는 소폭 강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광혁 한화증권 책임연구원은 “연말부터 이어져온 미국의 경기 회복과 중국의 소비 증가라는 두 가지 상승 요인이 아직 유효하다”고 말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대내외 경기와 기업 이익 모멘텀(상승동력), 수급 개선이 시장의 상승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악재에 대한 내성이 생겼다는 것도 국내 증시를 밝게 보는 이유 중 하나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책임연구원은 “5월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악재에 대한 내성이 생겼고 선진국 중심의 경기 회복세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5월 증시의 상승을 견인하는 요소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외국인의 매수세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4월 외국인증권투자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 4조 4203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4월 말까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412조 5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만 1조 3100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이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8%로, 한 달 전보다 0.2%포인트 늘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의 매수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5월 증시를 모두 장밋빛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너무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것이 우려를 자아내는 가장 큰 요인이다. 여기에다 유가와 환율의 급등, 유럽 재정 위기,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5월 증시의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월 중순까지 상승 기울기가 매우 가파른 상황이어서 5월은 시기적으로 조정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전반적인 조정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조정시 매수’, ‘자동차 화학 등 주도주 매수’에 방점을 찍는다. 설사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월 코스피지수는 플러스보다 마이너스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도 “조정을 활용해 주도주의 비중 높이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상승 과대에 따른 숨고르기 흐름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주문하면서 “대형주 중심의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했다.
첫 주부터 코스피지수 2200선을 사이에 두고 오르락내리락했던 5월 증시가 과연 전문가들의 전망처럼 계속 상승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다만 상승을 견인하는 여건과 분위기가 꽤 좋은 편이라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임준표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