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 베이식 등 우승자들까지 재도전…‘곱지 않은 시선에 잘해야 본전’ 알지만 ‘절박함’이 더 커
트롯 가수 영탁의 동명 히트곡 속 가사에 딱 들어맞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들이 다시금 오디션장의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기에는 이미 인지도 높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까지 차지한 이들도 포함된다. 다시 1위를 한다 해도 ‘잘해야 본전’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다시 그들은 오디션장을 찾아 왔을까.
#다시 왕관 노리는 김영근·박광선·베이식
10월 7일 첫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새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국민가수’에는 특별한 출연자가 참여해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바로 ‘지리산 소년’이라 불리던 김영근이다. 김영근은 2016년 방송된 케이블채널 Mnet 간판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 2016’의 우승자다. 출연 당시 엄청난 화제를 모으며 우승 상금 5억 원을 거머쥐며 앨범까지 발매했다. 하지만 5년이 흐른 지금, 그는 다시금 출발선에 섰다.
김영근뿐만이 아니다. ‘국민가수’에는 유독 ‘슈퍼스타K’ 출신들이 많이 참여했다. ‘슈퍼스타K 3’의 우승팀인 울랄라세션 멤버 박광선 역시 출사표를 던졌다. 이 외에도 ‘슈퍼스타K 5’의 준우승자 박시환, MBC ‘위대한 탄생’ 톱5에 들었던 데이비드 오 등도 참여한다. 이들의 모습은 10월 14일 방송되는 ‘국민가수’를 통해 공개된다. 그들의 화려한 면면 탓에 아직 무대를 보여주지 않았음에도 숱한 기사가 쏟아지며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월 1일 첫 방송된 Mnet 래퍼 오디션 ‘쇼미더머니 10’도 예외는 아니다. 여기에는 이미 두터운 팬덤을 자랑하는 래퍼 베이식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베이식은 2015년 방송된 ‘쇼미더머니 4’의 우승자다. 원래 힙합 가수였으나 이를 포기하고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다가 ‘쇼미더머니 4’로 돌아와 우승까지 거머쥐며 힙합신의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당시 그와 우승을 다툰 이가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위너의 멤버 송민호였기에 두 사람의 대결은 더욱 뜨거웠다.
이 외에도 걸그룹 CLC 멤버였던 최유진이 Mnet 걸그룹 선발 오디션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에 도전하고, 래퍼 산이가 ‘쇼미더머니 10’, 듀오 노라조의 멤버였던 이혁이 ‘국민가수’에 각각 참여하는 등 기성 가수들의 오디션 도전 역시 대중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그들을 도전자로 맞아야 하는 제작진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지 않을까.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오히려 반긴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 쟁쟁한 이들이 재차 도전자로 나선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으며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국민가수’나 ‘쇼미더머니 10’ 제작진은 처음에는 이들의 지원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방송을 목전에 두고는 홍보 아이템으로 적극적 활용하고 있다”면서 “그들 역시 다시금 대중의 관심을 끌고 그들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는 윈윈 게임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민호·김다현 꿈꾸는 참가자들
과거 오디션을 통해 주목받은 이들이 또 다른 오디션에 도전하는 사례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김영근·베이식 등이 더 주목받은 이유는 그들이 단순 참가자가 아니라 ‘우승자’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승을 맛본 이들이 다시 오디션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예선부터 거치며 실력을 재검증 받아야 하는데, 대중과 심사위원의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력이 출중하더라도 과거와 비교해 달라지거나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또한 주변의 시선 또한 곱지 않다. 오디션은 일종의 ‘꿈의 무대’다. 스타가 되길 꿈꿨으나 이를 이루지 못한 이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잡으려는 지푸라기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그 지푸라기를 잡고 기사회생했던 이들이 또 다시 뛰어드는 것은 또 다른 누군가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다.
이런 시선과 환경은 그들에게 엄청난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이는 결국 베이식의 탈락으로 이어졌다. ‘쇼미더머니 4’에서 우승을 다퉜던 송민호의 심사를 받는 얄궂은 운명까지 극복했으나 다음 단계를 넘지 못했다.
오디션 우승자들이 ‘잘해야 본전’인 무대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결국은 절박함”이라면서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해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기간은 길지 않다. 그 다음을 보여줘야 하는데 금세 잊히고 만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들은 결국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또 다른 동아줄을 잡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러 성공사례도 그들을 유혹한다. 트롯 가수 장민호는 아이돌 그룹의 일원으로 실패를 경험한 뒤 KBS 2TV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우승까지 거머쥐었으나 무명 생활을 벗지 못했다. 결국 트롯으로 전향한 그는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참여해 톱7에 들며 전성기를 맞게 됐다. 또 다른 트롯 가수 김다현 역시 MBN ‘보이스트롯’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았으나, 곧바로 TV조선 ‘미스트롯2’에 참여해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최종 3위에 오르며 더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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