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씨가 만든 기획사 주목, 모기업인 쌍방울 개입설도…출소 후 모시려고? “투자 목적” 선긋기
서울중앙지검은 박 전 대통령이 벌금과 추징금을 자진납부하지 않자 지난 3월 압류를 집행해 8월 공매 입찰을 거쳤는데 최종 낙찰자가 아이오케이다. 지난 10월 1일 소유권 이전까지 마무리됐다.
#이제는 김하늘 소속사
아이오케이가 박근혜 내곡동 자택의 새로운 소유자가 됐다고 알려지면서 가장 먼저 언급된 이름은 고현정이다. 게다가 고현정은 2010년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대물’에서 아나운서 출신의 대한민국 최초 여자 대통령 역할을 맡은 바 있다. ‘드라마 속 대한민국 최초 여자 대통령의 소속사가 실제로 최초의 대한민국 여자 대통령 사저의 새로운 소유자’가 된 셈이다. 이렇게 보면 그림이 그럴싸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물론 지금껏 고현정은 아이오케이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아이오케이가 고현정의 1인 기획사로 시작된 회사이기 때문이다. 고현정은 2010년 친동생 고병철 씨와 함께 이 회사를 설립했다. 그렇지만 스타를 여럿 영입하며 사세가 커진 아이오케이는 이후 몇 차례의 흡수합병을 거쳐 2020년 10월 쌍방울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현재는 배우 고현정 조인성 김하늘, 가수 장윤정, 예능인 이영자 지석진 홍진경 등이 소속돼 있는데 고현정은 소속 연예인 중 한 명일 뿐이다.
오히려 지금은 김하늘의 존재감이 더 두드러지는 회사다. 김하늘은 지난 3월 아이오케이와 전속계약을 했다. 그리고 5월 아이오케이의 비상근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김하늘을 발탁해 데뷔시킨 김민숙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대표도 함께 비상근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에는 손예진, 이민정, 위하준 등이 소속돼 있다.
앞으로 고현정 조인성 장윤정 등 현재 소속 연예인의 상당수는 전속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소속사를 옮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대신 새로운 연예인 영입 소식이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게 연예계의 시선이다. 김하늘이 맡은 배역 가운데 공직은 국정원 소속의 7급 공무원 정도가 있다. 따라서 굳이 그림을 그려보자면 ‘드라마 속 7급 공무원의 소속사가 최초의 대한민국 여자 대통령 사저의 새로운 소유자’가 된 셈이다.
#실질적 주인 따로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내곡동 자택을 낙찰 받은 회사는 아이오케이지만 실제 소유자는 모기업인 쌍방울이라고 보는 시선이 더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왜 쌍방울은 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자택을 낙찰 받은 것일까. 아이오케이와 쌍방울은 모두 “확인해 주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11년에는 쌍방울이 박근혜 테마주로 구분되기도 했었다. 그 이유는 친박 성향의 이규택 전 미래희망연대 대표를 사외이사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규택 전 대표는 이미 2013년 3월 중도 퇴임해 지금은 박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이 거의 없다.
10월 7일 친박 인사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조선닷컴 인터뷰에서 “사저 매입을 결정한 소속사 관계자가 저와 잘 아는 사이로 매입이 결정되기 전 저에게 ‘박 전 대통령이 출소하면 사저에서 모시기 위해 사려 한다’고 말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다만 잘 아는 사이인 소속사 관계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윤 의원의 발언을 놓고 보면 쌍방울그룹이나 아이오케이 관계자가 박근혜 전 대통령 내곡동 자택 낙찰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이오케이 임원 가운데 친박 인사로 보이는 이는 눈에 띄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홍경표, 이건령 씨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지난 5월 김하늘이 사내이사로 선임될 당시 아이오케이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홍경표 씨는 ‘윤석열을사랑하는모임(윤사모)’ 회장이며, 이건령 씨는 대검찰청 공안수사지원과장을 지낸 ‘윤석열 라인’의 검사 출신이다. 이런 까닭에 아이오케이는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연관 관계는 그다지 드러나지 않는다.
#출소 후 모시려고?
윤상현 의원의 발언을 두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10월 6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를 산 인물은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이라고 주장했다. 가세연은 윤 의원이 언급한 소속사 관계자가 김 전 회장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굉장히 불쾌해하셨고 내곡동 사저에 갈 일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은 회장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쌍방울 그룹을 총괄하는 실질적인 지배자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다만 김 전 회장 역시 친박 인사로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김 전 회장을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딱히 정치색을 드러내는 경제인은 아니지만 굳이 분류하라면 오히려 현 여권 인사들과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의 재계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내곡동 자택을 낙찰 받은 과정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데 출소하면 모시기 위한 목적은 아니”라며 “정치적인 목적과는 무관한 사안으로 투자 개념에 더 가깝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 내곡동 자택 공매에 참여해 낙찰 받는 과정을 주도한 장진우 전 아이오케 대표는 주간조선 인터뷰에서 “부동산 가치가 있는 땅이라 투자 개념으로 낙찰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쌍방울 개입설도 사실무근으로 대표이사이던 자신이 결정권자였다고 밝힌 장 전 대표는 “그분이 그 집에 계속 계시겠다고 하면 회사에서 고려할 의사 정도는 있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다만 정치적인 이유가 아닌 “전 대통령이 출소했는데 주거지가 불명하다 하면 아무래도 국격 차원에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회사 자산이라 무상은 어려울 것 같고 돈을 받고 임대를 하는 방식으로 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는 박 전 대통령의 요청이 있을 경우의 이야기다. 장 전 대표 역시 재매각을 통한 차익 실현, 대표이사나 회사 사옥 등으로 내곡동 자택이 활용될 가능성을 더 비중 있게 언급했다. 다만 아직 내곡동 자택에 박 전 대통령의 짐 등이 있어 소유권을 확보한 아이오케이지만 실제로 해당 자택을 활용하려면 명도소송을 진행해야 해 박 전 대통령의 입장 확인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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