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시도상선 치열한 세금 싸움

“내국인” vs “외국인” 팽팽

4100억여 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추징 금액을 매긴 국세청과 시도상선 권혁 회장과의 대립각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10월 권 회장에 대해 출금금지 조치를 내리고 올해 3월 28일까지 5개월간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최근 국세청은 그동안의 세무조사를 토대로 권 회장에게 개인소득세 2800억 원, 법인세 1300억 원을 부과했다.

국세청은 개인소득세 부과에 대한 명분으로 권 회장을 실질적인 국내 거주자로 판단하고 있다. 부인과 함께 장모를 모시고 장기간 국내에 머물며 실질적인 사업을 진행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개인재산 역시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명의 변경을 시도했다는 것이 국세청의 논리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그는 “비거주자 문제는 국내 유명 세무법인과 법무법인을 통해 자문을 받고 소명했다. 2006년까지 일본에 거주했을 때는 문제를 안 삼더니 이후 홍콩 거주기간 동안을 문제 삼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 또한 난 재산이 없다. 회사 명의의 부동산과 호텔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탈루를 목적으로 명의를 변경한 게 아니다”고 항변했다.

법인세 부과에 대한 양 측의 입장은 모체기업을 두고 아예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국세청 측은 한국에 있는 ‘유도쉬핑(서울 서초동 소재)’과 ‘시도상선’(부산 초량동 소재)이 그룹의 실질적인 모체기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국세청은 홍콩의 두 업체를 탈세를 위한 페이퍼컴퍼니로 보고 있다.

이에 반해 권 회장 측은 “국내 두 회사는 모체기업이 아니다. 실질적인 모체기업은 홍콩에 있는 ‘시도쉬핑 홍콩’과 ‘시도캐리어서비스클럽’ 두 업체다. 부산에 있는 ‘시도상선’은 ‘시도쉬핑 홍콩’의 선박관리 자회사이며 서울의 ‘유도쉬핑은 ‘시도쉬핑 홍콩’의 한국 에이전트사에 불과하다. 국세청의 주장은 억지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외에도 논란이 되고 있는 조세피난처 케이만 군도의 SPC회사를 두고 국세청은 엄연한 범법사유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권 회장 측은 선박회사의 관행이라고 맞서고 있다.

현재까지 권 회장은 국세청의 세금추징에 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양 측의 대립은 장기간의 소송을 통해 마무리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병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