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연출자 출신으로 앱 창업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알에스프리소울의 이한종 대표(왼쪽 아래)와 직원들. 작은 사진 위부터 체험형 만화 앱 ‘갤럭시서퍼’와 웹진 형식의 소셜커머스 ‘토니위캔드’. 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 |
잘만 하면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고도 큰돈을 만질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창업에 뛰어들었고, 현재 500여 업체가 경쟁 중이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이용 업체와 소비자의 불만도 커진 상황. 이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소셜커머스가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앱 개발 전문 업체 ‘㈜알에스프리소울’(RS Free soul) 이한종 사장(32)이 그 주인공이다.
“소셜커머스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반값’이라는 가격에 민감한 사람들입니다. 때문에 반값 행사를 하는 곳에만 쫓아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셜커머스 이용 사업자들은 처음에는 손님이 몰린다는 것에 혹해 홍보 수단으로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이 장기적인 충성고객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서는 한숨을 내쉬죠. 소비자들 역시 처음에는 가격이지만 결국 제대로 된 맛과 서비스로 돌아올 수밖에 없고요. 이런 점을 감안해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웹진 형태의 소셜커머스 ‘토니위캔드’입니다.”
토니위캔드 앱은 최근 대두되기 시작한 소셜커머스의 문제점과 중소형 음식점 운영자,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이한종 사장의 설명이다. 현재 시험 운영 중인 토니위캔드 앱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가로수길 인근에 위치한 음식점과 카페 20여 곳의 정보가 올라 있다. 스마트폰 유저들은 앱을 통해 해당 음식점의 메뉴와 가격, 위치 등 관련 내용을 미리 확인할 수 있고 해당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할인 쿠폰도 이용할 수 있다.
회원사인 음식점에는 아이패드를 설치, 관련 내용을 수시로 업데이트해 소비자와 운영자 모두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단다. 소셜커머스와 다른 점은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 이 사장은 연내 회원사가 50~100개 확보되고, 스마트폰 유저들의 이용이 활발해지면 합리적인 비용을 생각해볼 예정이다. 최근에 개발한 토니위캔드 앱은 RS에서 개발한 다양한 앱 중 유일하게 국내 유저들을 위한 것이다. 다른 앱은 모두 해외 시장을 겨냥했고, 또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한다.
이 사장은 사실 영화 연출자 출신이다. 지난 2001년 영국 유학길에 오른 그는 런던영화학교에서 석사학위(영화제작)까지 받은 전문 영화 제작자. 그러나 2006년 귀국하자마자 군복무를 마친 뒤 영화가 아닌 앱 창업으로 진로를 선회했다. 그동안 축적한 자신의 전문성을 스마트폰 앱에 접목시키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았고, 또 영화와는 달리 창작물 수익의 70%를 개발자가 가져가는 앱 시장에 큰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다양한 콘텐츠를 머릿속에 담고 있었던 그는 카이스트 출신 두 친구와 함께 앱 창업에 나섰다. 창업자금 300만 원을 가지고 처음 개발한 앱은 목소리를 통해 와인 잔을 깨는 ‘스크린&섀터’(Screen&Shatter). 지난해 2월 애플 미국 계정에 출시한 이 앱은 5만 회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무료 앱이었지만 광고를 병행해 월 4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거뒀다. 이후 캐주얼 게임 앱 ‘히트트래쉬’ ‘파이널헌터’ 등도 10만 회가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품질을 더 높이려 하는데 세 사람의 한계가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법인을 설립하고 전문가를 추가로 영입하고 기술보증기금 등 정부로부터 1억 원이 넘는 자금도 지원받아 규모를 키웠습니다. 회사명은 앱 이용자들과 개발자 모두의 자유와 행복을 추구한다는 의미입니다.”
글로벌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판단, 철저하게 B2B(기업 대 기업)전략으로 나섰다. 그렇게 개발한 것이 커피숍 메뉴판 앱과 자동차 e브로슈어 등이다. 이후 제안한 다양한 앱 개발 아이디어는 2010년 6월, 중소기업청 지식서비스 아이디어 상업화지원 사업 두 분야에 선정돼 7000만여 원을 지원받았고 2010년 창업대전 UCC분야에서는 우수상을 수상, 300만 원가량의 상금도 거머쥐었다. 2011년 1월에는 자신이 오랫동안 구상하고 직접 써온 시나리오를 체험형 만화 앱으로 개발, ‘갤럭시서퍼’라는 이름으로 앱스토어에 출시했다.
“지구의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우주 균형에 해가 된다고 판단, 우주경찰대가 지구를 없애버리러 오는 거죠. 초능력을 가진 지구의 소년소녀들은 이들과 맞서고요. 아이언맨과 같은 일종의 SF 영웅 만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재미있는 스토리와 캐릭터를 신나는 사운드·시각 효과와 함께 즐길 수 있고 상호작용이 가능한 인터랙티브(Interactive) 앱 북이다. 영어와 일본어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했는데 프로모션을 위해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미국 중동 남미 아시아 등지에서 4만 회 가까운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해외 게임사는 물론 할리우드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며 사업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그는 갤럭시서퍼를 TV 시리즈, 영화 등으로도 제작이 가능한 완성도 높은 콘텐츠로 만들어나갈 생각이다. 현재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앞으로 사용자가 더 많아지면 3000~4000원의 유료 앱으로 전환, 다운로드 수익은 물론이고 광고수익, 해외 판권을 통한 수익까지도 기대하고 있단다. 이를 위해 스토리와 그래픽 등 세부적인 부분에 심혈을 기울여 완성도를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
최근에 개발 중인 앱은 저장된 사진을 3D 작업을 통해 애완동물로 만들고 손가락 터치를 통해 장난을 칠 수 있는 게임 앱.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사람 또는 연예인 등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만 있으면 누구나 쉽고 간단히 즐길 수 있어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창업 2년차에 접어드는 RS의 누적 매출은 2억 원 정도. 올해는 10억~2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