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법인 바른이 위치한 강남구 대치동 (주)메디슨 사옥. 이지아의 위자료 및 재산 분할 소송 법률대리를 맡아 화제다. 윤성호 기자 cybercoc1@ilyo.co.kr |
1998년 2월 강훈·홍지욱·김재호·김찬진 등 4명의 변호사가 모여 출발한 바른은 현재 120여 명의 변호사가 소속된 대형 법무법인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실시한 한 조사에서 바른은 2010년 한 해 동안 전 분야를 통틀어 대법원 사건을 가장 많이 맡은 로펌으로 드러났다.
바른이 세간에 이름을 날리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화려한 이력을 가진 거물급 변호사들이 대거 소속되어 있다는 점과 사회에서 이슈화되거나 주목받은 대형 사건들을 잇달아 수임했다는 점이다.
우선 소속 변호사를 보면 그야말로 별들의 집합소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법부와 검찰 등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던 인물들이 대거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바른은 서울고법원장을 지낸 김동건 변호사와 서울고법 판사 출신인 강훈 변호사, 대검차장을 지낸 문성우 변호사를 대표변호사로 두고 있다. 이 중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강훈 변호사는 현 정권 출범 후 정부 관련 소송을 대거 수임하게 되면서 바른을 급성장시키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했다.
대법원장 출신인 최종영 변호사와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 대법관을 지낸 박재윤 변호사, 명로승 전 법무부 차관은 바른의 고문변호사로 등재돼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권영세 의원과 법원장 출신인 자유선진당 이영애 의원도 바른 소속이다. 또 BBK 김경준 씨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150억 원을 선고했던 윤경 서울중앙지법 판사도 현재 바른에 소속되어 있다.
검찰 고위 간부 출신들도 다수 포진해있다. 대검차장 출신인 문성우 대표변호사와 이인규 전 중수부장, 서범정 전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월 감사원장 후보자에서 낙마한 정동기 전 민정수석도 친정인 바른으로 3년 만에 복귀,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다. 홍지욱 현 대검 감찰본부장도 얼마 전까지 바른 소속이었다. 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변호사도 외국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실력과 네임밸류를 갖춘 쟁쟁한 변호사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외에도 바른은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들을 담당하면서 유명 로펌으로 급부상했다. 실제로 바른이 그간 수임한 사건 중에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형사건들이 많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현 정부 출범 후 바른이 정부와 관련된 소송을 거의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7년 BBK 사건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처남인 고 김재정 씨의 변호를 맡았던 바른은 현 정권 출범 후부터 청와대와 여권이 관련된 소송을 줄줄이 도맡으며 잘나가던 로펌들을 긴장시켰다. 2008년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 씨의 변론을 맡았는가 하면 2009년 한나라당 미디어법 강행처리 이후 야당이 김형오 당시 국회의장을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는 김 의장을 대리했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이 ‘해임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는 정부를 변호했다.
이 외에도 바른은 신정아 사건과 관련해 뇌물 수수·알선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변론, 김선일 유족이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굵직한 사건들을 두루 수임하기도 했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은 물론이고 현대그룹 대한통운 성원건설 국제건설 한국존슨 등 수많은 기업인과 기업들이 바른의 문을 두드린 바 있다.
바른은 박연차 전 회장에게 미화 2만 달러를 건네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진 한나라당 의원 항소심 사건, 상대 후보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기도 했다.
이처럼 현 정부 출범 이후 최고 실세 로펌으로 자리매김한 바른이 대중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서태지-이지아 위자료 소송’과 관련해 어떤 결과물을 도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