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은 심심하다는 이유만으로 온 마을 사람들에게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말을 한다. 피노키오는 거짓말만 하면 코가 늘어나는 벌을 받는다. 이렇듯 거짓말은 예로부터 해서는 안 되는 나쁜 짓이다. 그러나 거짓말이 주는 쾌감은 결코 적지 않다. 만우절이 그 대표적인 예다. 거짓말에도 종류가 있다. 가령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유머를 위한 거짓말이나 의사가 환자 앞에서 하는 선의의 거짓말 등이 그것이다.이러한 거짓말을 소재로 한 애플리케이션(앱)도 있다. ‘뻥왕짱’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앱은 ‘거짓말 경연대회’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사용자들 중에 누가 가장 거짓말을 잘하는지 겨루는 것이다. 구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져 있다. 우선 ‘일등뻥’ 메뉴는 그간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거짓말을 등수별로 보여준다. 5일 현재 장원글은 “남친이랑 5년째 졸라 풋풋해”라고 거짓말을 한 ‘리’라는 아이디의 이용자에게 돌아갔다. 3등은 “너만을 영원히 사랑할게”다.
‘뻥이야’ 메뉴에서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올려놓은 다양한 거짓말들을 볼 수 있다. “나 내일부터 금식할거야”라든지, “저 결혼 안 했어요”와 같은 일상적이고 속이 빤히 보이는 거짓말들이 올라와있다. 이곳에서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거짓말은 자동으로 ‘일등뻥’으로 등극한다. 또한 자신이 거짓말을 작성해 응시 버튼을 누르면 간단하게 게시판에 글이 올라간다.
개발사 측은 굳이 만우절을 기다리지 않아도 뻥왕짱을 통해 마음껏 거짓말을 하라고 이용자들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뻥을 잘 치면 추천을 받아 매일 새로 선발되는 장원에 등극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해당 앱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되며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거짓말도 하고 남이 올려놓은 재치 있는 거짓말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 뻥왕짱은 무료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
이진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