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인대화방이 밀집된 인천 동암 일대 한 업소. |
<일요신문>은 성인대화방이 밀집된 곳으로 유명한 인천 동암 일대를 찾아가 봤다. 기자가 동암 일대를 둘러본 결과, 전후방 50m 안에 눈에 띈 성인대화방 업소만 여덟 개에 이르렀다. 과연 동일 업종이 이렇게까지 몰려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업소를 들어가 보니 쉽게 알 수 있었다.
기자는 인근 성인대화방 몇 곳에 들어가 봤다. 이용요금은 대체로 시간당 2만 원에서 2만 5000원 사이였다. 업소 내부에는 2평 남짓한 아늑한 방에 PC 한 대와 전화기 한 대가 조촐하게 마련돼 있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간, 업소 안은 30~40대 남성들로 가득했다. 겉으로 봐서는 여느 성인대화방과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얼마 안가 업주가 슬며시 오더니 “전화를 걸어오는 여성들은 이 주변에 위치해 있다. 바로 만날 수 있고 흥정을 통해 성매매도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걸려온 전화 대부분은 업소 인근에 있다는 여성들의 전화였다. 전화를 걸어온 한 30대 여성은 “주변에 있다. 만나자. 용돈으로 10만 원 정도만 준비해라. 주변에 모텔방을 잡고 연락 달라”며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었다. 이 지역 업소들은 주변에 위치한 성매매 여성들과 연결되어 있었다. 성매매 여성들이 대화방 인근에 거점을 두고 실시간으로 출격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기자가 방문한 또 다른 업소는 더 노골적이었다. 이 업소의 업주는 기자가 손님을 가장해 들어가자마자 “아가씨가 있다. 바로 연결시켜줄 수 있다. 길 건너 있는 A 모텔에 방을 잡으면 바로 아가씨를 보내주겠다. 10만 원만 달라”며 성매매를 꼬드겼다. 거의 위장영업 수준으로 말이 성인대화방이지 실상은 성매매 중개소나 다름없었다.
기자가 만난 한 30대 윤락녀는 “우리는 대화방을 통해 영업을 하고 있다. 우리와 성매매를 하려면 꼭 해당 대화방을 통해야 한다. 단골 중에는 특정한 아가씨를 지목하는 손님들도 꽤 있다”고 증언했다. 이 지역 일대에서 성인대화방을 통한 성매매는 꽤 활성화돼 있는 것으로 보였다. 유선으로 흥정이 이루어지는 장소(성인대화방)와 성매매 장소(인근 모텔)가 다르기 때문에 단속은 쉽지 않아 보였다. 사법당국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해 보였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