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아이는 2019년 12월 영업이익 마이너스 26억 원과 당기순이익 마이너스 97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줄인 데 이어 2020년 12월 매출액 1378억 원, 영업이익 190억 원을 거둬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 경기도 지역화폐 운영사로 선정된 이후 코나아이가 급성장하자 투자자들의 촉이 발동되기 시작했다.
특히 경기도가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을 통해 지역화폐 홍보 업무를 대신해주고 있다는 지적이 경기도의회에서 나오고, 충전 예치금에서 발생한 이자와 낙전 수입(사용 기간이 지난 충전금 잔액)이 코나아이에 귀속된다는 얘기가 언론을 통해 퍼지자 투자자들이 모여들었다.
실제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의 사업예산서에는 2020년 29억 4000만 원, 올해 26억 4000만 원의 예산이 ‘경기지역화폐 홍보 및 활성화’ 명목으로 편성돼 있다. 경상원 관계자는 11월 24일 “해당 예산 전액이 지역화폐 홍보, 광고비로만 쓰이는 건 아니다”라고 했지만 예산 항목의 비중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마술사로 활동하며 성남시에서 홍보 이벤트 용역을 받아 수행하던 인물이 코나아이의 임원으로 일하고 있고, 코나아이 전 중국 법인장이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상임이사로 채용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투자자들은 코나아이를 ‘이재명 관련주’로 확신하고 매입에 박차를 가한다.
이 과정에서 코나아이 주가는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다. 불과 2년 전 2019년 사업연도 재무제표 감사 결과 ‘한정’ 의견을 받으며 거래정지를 당하고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며 1만 305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올해 7월 2일 기준 4만 9700원(장중 최고가)까지 오른다.
투자자들은 대선 테마주가 으레 그렇듯 코나아이가 대선 바람을 탈 것을 기대했다. 이재명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소상공인과 지역 상권을 살리는 단비, 특효약으로 지역화폐를 여러 차례 꼽았던 터라 더 그랬다.
하지만 코나아이 주가는 주주들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길을 갔다. 7월 2일 최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을 거듭하더니 8월 13일 4만 원선이 붕괴됐고 10월 1일 3만 원선마저 깨졌다. 11월 초 전 국민 방역지원금 얘기가 나오자 3만 원대 중반을 회복하나 했지만 이재명 대선 후보가 방역지원금 철회를 선언한 11월 18일에 다시 3만 원선이 깨지며 주저앉았고 11월 22일에는 2만 6450원(장중 최저가)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불과 4개월 사이 주가가 40% 가까이 빠지자 개인투자자들의 속은 시커멓게 변했다. 한 30대 투자자는 “이게 맞는 건지, 이럴 거면 왜 잘해준 건지 재명이 형한테 묻고 싶다”고 했다. 그는 평균 매입가가 4만 원대라면서 “원금만 찾았으면 좋겠다”고 넋두리했다.
다른 50대 개인투자자는 “차라리 전 국민 방역지원금 지역화폐 발행 같은 소리나 하지 말지 괜히 바람만 넣고 철회해서 주가만 더 빠진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종목토론실과 단체카톡방에는 투자자들을 도발하는 글들도 심심찮게 게시된다. “최악의 경우 1만~1만 5000까지 대비하세요” “여기가 여자 마술사가 임원으로 있다는 회사입니까”라는 글도 보인다.
한편 코나아이와 경기도는 각각 9월과 10월 지역화폐 운영사 특혜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코나아이는 9월 29일 “지역화폐 운영 대행과 관련해 경기도를 포함 어떠한 지방자치단체 또는 정치인으로부터 특혜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기술력을 기반으로 선량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라며 “경상원 상임이사 채용 건은 코나아이와 아무 상관 없는 채용이며 코나아이 상근이사도 공식적인 채용 절차를 통해 입사했습니다”라고 해명했다.
경기도도 10월 15일 “지역화폐는 경기도 정책으로 도 공공기관이 당연히 홍보해야 할 일”이라고 했고 낙전수입에 대해서도 “사용 기간이 경과한 이용자 충전금 사용 잔액은 협약 조건에 따라 구매일 또는 마지막 충전일로부터 5년이 경과되는 경우에 운영대행사에 귀속되나, 관련 규정 등에 따라 구매일 또는 마지막 충전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후 소멸시효가 완성돼 카드 사용이 유지되는 한 낙전이 발생하지 않습니다”라고 해명자료를 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