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무 LG그룹 회장 | ||
LG그룹 오너인 구씨가문은 여성을 경영일선에 일절 참여시키지 않는 전통을 갖고 있다. 때문에 구 회장이 아들을 얻음으로서 창업주 구인회 회장으로부터 구자경-구본무 구도로 진행된 3대째 장자승계 구도가 4대째에도 가능해진 것이다.
구 회장 호적에 오른 지 약 5개월이 지난 지금 광모씨는 LG그룹 내 대주주 반열에 당당히 올라있는 상태다. 올해로 27세(78년생)며 아직 학생 신분인 광모씨가 소유한 주식 지분의 시가 총액은 현재 1천억원을 웃돌고 있다. 이는 구 회장 직계장녀인 연경씨 소유 지분의 3배가 넘는 액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 등록 자료에 따르면 광모씨는 2003년 1월 (주)LG 주요 주주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당시 0.14%(12만1천3백주)로 시작된 광모씨의 주식보유고는 2004년 3월 말 0.68%(1백84만3천5백93주)로 뛰어오르기 시작해 같은 해 9월 말에는 1.33%(2백33만7천7백95주)로 늘어갔다. 지난해 11월 초엔 1.60%(2백80만7천7백95주)까지 상승했었다.
지난해 11월12일 광모씨가 구본무 회장 호적에 이름을 올린 후부터 광모씨 주식보유고 팽창은 더욱 가속이 붙었다. 현재 광모씨 소유 (주)LG 주식지분은 2.75%(4백82만7천7백95주)까지 불어난 상태다.
이는 구 회장 직계장녀인 연경씨의 지분 변동사항과 대조를 이룬다. 현재 연경씨가 가진 (주)LG 주식 지분은 0.82%(1백44만1천5백79주)로 광모씨 지분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지난 2003년 1월 광모씨가 처음 (주)LG 대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무렵 연경씨가 갖고 있던 지분은 0.26%(22만9천2백56주)였다. 지난 2년여 동안 광모씨가 20배가량 지분을 늘리는 사이 연경씨 지분은 불과 3배가량 늘어난 데 그친 것이다.
광모씨는 최근 몇몇 LG 계열사 주식도 사들였다. 지난 4월 초 광모씨는 LG상사 주식 지분 0.71%(48만주)를 샀고 현재 보유 지분은 0.82%(56만주)로 늘어났다. 연경씨도 LG상사 지분을 갖고 있지만 0.13%(8만9천8백60주)로 광모씨 지분과 비교하면 6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또한 광모씨는 지난 4월 LG이노텍 주식 지분 0.5%(4만2천주)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연경씨 지분 0.6%(5만4천주)와 비슷한 수치다.
그렇다면 광모씨가 현재 갖고 있는 LG 계열사 주식 지분의 현금 가치는 얼마나 될까. (주)LG의 주가는 올 들어 지속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월7일 2만원선을 돌파한 이후 2만원 아래로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으며 5월4일 현재 2만4천6백원을 기록중이다. 1주당 2만원으로만 잡아 환산해도 광모씨가 가진 (주)LG 주식 시가 총액은 최소 9백65억5천5백90만원에 이른다. 같은 환산법으로 보면 연경씨의 (주)LG 주식 지분 시가는 2백88억3천1백58만원이 된다.
또 LG상사 주가는 5월4일 현재 1주당 1만1천7백원이다. 지난 3월31일 이후로 1만1천원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으며 안정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를 한 주당 1만1천으로 환산하면 광모씨가 소유한 LG상사 주식은 61억6천만원으로 볼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따지면 연경씨 소유 LG상사 주식 지분 시가 총액은 9억8천8백46만원이 된다.
(주)LG와 LG상사의 광모씨 소유 지분 시가총액을 합산하면 최소 1천27억1천5백90만원이 된다. 연경씨 소유 지분 시가총액 2백98억2천4만원의 3배가 훨씬 넘는 금액이다. LG이노택 지분까지 합산하면 광모씨가 보유한 LG 그룹 내 주식지분 시가는 총액 1천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로 27세인 광모씨는 미국 뉴욕주의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교에 재학중이며 현재 국내의 IT 솔루션 회사에서 산업특례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학생 신분에 군복무 중인 광모씨가 LG 대주주 반열에 올라서게 된 배경은 차치하더라도 그 자금 출처에 대한 궁금증은 증폭될 여지가 있다.
이에 대해 LG측 관계자는 “(광모씨가) 아직 학생이고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도 않는 사람인데 사적인 부분을 알려주기 어렵다”며 “다만 주식 취득 과정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을 것”이라고만 밝혔다.
재계에선 광모씨가 주식 증여를 통해 대주주 반열에 올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 계열사 일부 주식을 증여 받고 현물 출자와 배당금 수령 이후 재투자 같은 과정을 통해 대규모 주식 매입이 가능했을 것이란 평가다. 다만 주식 형성과정을 광모씨 혼자서 감당했다기보다는 LG그룹에서 ‘알아서 처리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재계의 시각이다. 광모씨가 구씨 오너 집안의 ‘장손’으로 내정되며 사실상 4세대 구씨 오너들의 구심점이 된 이상 오너일가나 그룹쪽에서 ‘차기 총수감’인 광모씨 재산 불리기에 적극적 자세를 보였을 것이란 얘기다.
지속적인 지분 매집을 통해 대주주 자격을 획득해가고 있는 광모씨가 경영수업은 어떤 경로를 통해 밟게 될지 주목받고 있다.
‘장손’ 구광모씨 주식보유 현황 | ‘장녀’ 구연경씨 주식보유 현황 | |
(주)LG | 2.75% (4,827,795주) ≒965억5,590만원 | 0.82% (1,441,597주) ≒2백88억3천1백58만원 |
LG상사 | 0.82% ( 560,000주) ≒ 61억6,000만원 | 0.13% ( 89,860주) ≒ 9억8천8백46만원 |
LG이노텍 | 0.5% ( 42,000주) | 0.6% ( 54,000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