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가운데 11일과 12일 대구에서는 제39회 덕영배 아마대왕전이 예정대로 열렸다. 아마바둑 대회로는 가장 긴 연조를 자랑하는 아마대왕전은 국내 유일의 개인 후원 대회이기도 하다. 40년 가까이 후원하고 있는 이재윤 덕영치과 원장은 작년 아예 대한바둑협회 회장을 맡아 직접 팔을 걷어 부치고 봉사에 나섰다.

개막식에서 심판 양상국 9단은 “39년을 맞는 대회라는 것은 프로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전통인데 아마추어 바둑대회에서 보게 돼 놀랍다”면서 “근 40년을 한결같이 후원해준 주최 측에 후배들을 대신해서 감사하단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변형 스위스리그 4라운드로 진행되는 아마대왕전의 전국 최강부 연구지원비는 1000만 원. 성적에 따라 본선 참가자 전원에게 연구지원비를 준다. 1억 원 가까운 대회 운영비에서 연구지원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주말 이틀 동안 열리는 대회치고는 상당히 큰 금액이다.

8명의 40세 이상 시니어 선수들과 국내 여자바둑 상위 랭커 8명이 겨룬 시니어·여성부에서는 시니어 랭킹1위 최호철 선수가 노장 박성균 선수를 2집반 차이로 따돌리고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최호철은 “먼저 내년이 덕영배 40회째인데 40년 동안 꾸준히 후원해주신 이재윤 협회장님께 감사드린다. 덕영배 아마대왕전 첫 우승이다. 꼭 한번 우승해보고 싶은 대회였지만 그동안 인연이 없었는데 그래서 다른 대회에서 우승한 것보다 더 기쁜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아마추어 바둑계는 프로 입단의 산실 역할을 한다. 매년 상위 몇 명을 프로로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끊임없이 한국바둑의 동량들을 배출해 프로바둑의 근간 역할을 하고 있다.
한 바둑 관계자는 “최근 막을 내린 제14회 노사초배 오픈 최강전에서 아마추어 홍세영 선수와 홍근영 선수가 무수한 프로들의 틈을 비집고 각각 준우승과 4강에 올라 화제를 모았는데 그 근원에는 덕영배 아마대왕전 같은 대회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라며 “하루빨리 아마바둑대회가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경춘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