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는 “언젠가 도쿄를 떠나 사는 것을 막연하게 꿈꿨다”고 한다.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코로나 대유행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도쿄에 살 때 스이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앞으로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생각에 좌절감에 빠지곤 했다. 반면, 지금은 자신의 재능을 살려 새로운 프로젝트에 열중하고 있다. 스이타는 이렇게 전했다.
“도쿄 회사에서는 젊은 사원이 큰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죠. 그러나 지방에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많은 기회가 있어요. 이곳에 오면서 내 가능성이 훨씬 넓어졌습니다.”
힘든 점은 없었을까. 보통 지방으로 이주하는 젊은이들은 또래 주민이 적기 때문에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이타도 첫 6개월 동안은 현지 생활에 적응하느라 제법 고생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녀는 “젊은 주민들이 서로 도울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본 정부가 1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대유행을 계기로 삶의 방식을 수정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도쿄·수도권에 사는 20~30대 젊은층 중 3분의 1가량은 “지방으로 이주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대만으로 한정하면 “지방 이주에 흥미를 느낀다”고 답한 비율은 44.9%나 됐다.

일본의 새로운 총리, 기시다 후미오는 이런 시도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시다 총리는 ‘디지털 전원도시 국가 구상’이라는 정책을 내걸고 있다. 요컨대 ‘지방에서 디지털화를 추진해 도시와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 구상의 핵심이다. 지난 10월 14일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방”이라며 “디지털개혁을 통해 지방 인구 감소라는 문제를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랜 세월 ‘도쿄 인구집중’ 현상은 일본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일본 정부는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을 내걸며 공공사업 등으로 지방 분산을 촉구했지만, 전후 고도 경제성장기를 정점으로 끊임없이 도쿄로 인구가 몰려들었다. 유일한 예외가 집값 상승으로 도쿄도 내에 살기 어려워진 버블기(1980~1990년대 초)였다. 하지만 이 또한 얼마 가지 못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일본의 알프스산맥’이라 불리는 나가노현은 도시를 떠나 풍부한 자연 속에서 일과 생활, 휴가를 함께 즐기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절경을 바라보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작년 9월부터는 ‘신슈(나가노현 옛 지명) 회귀 프로젝트’도 가동 중이다. 지역 기업의 협력을 얻어 이직 세미나와 이주 상담을 조합한 이벤트 개최 등을 강화한다. 젊은층뿐만 아니라 경영관리 등 기술을 가진 중장년층의 이주도 추진한다.
체험 이주를 도입하는 지자체도 증가하고 있다. 도야마현은 9월 하순부터 1~3개월 기간한정으로 재택근무(텔레워크)로 이주하는 개인·기업에 대해 주거비 등을 보조하는 정책을 시작했다. 아키타현도 ‘반농반X 체험 사업’을 진행 중이다. 반농반X란 절반은 농사를 짓고, 절반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병행하는 삶을 지칭하는 말로, 1995년 일본의 생태운동가 시오미 나오키가 제안한 바 있다.

후쿠오카현 야메시에서 이주자 전용 임대주택을 운영하고 있는 오키 마유 씨는 “도시에 직장 등 생활 기반을 두고, 시골에 거주하려는 이른바 듀얼 라이프(복수거점 생활) 희망자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주로 20~30대 독신 젊은층이다. 생활비를 억제할 수 있다는 이유도 있지만, 야메시라는 시골마을에 매력을 느끼고 “지역 활성화에 협력하고 싶다”고 말하는 젊은이들도 늘었다.
이주 지원 서비스 ‘SMOUT(스마우트)’를 운영하는 나카무라 게이지로 씨는 “지역의 곤란함을 해결하기 위해 투자하는 크라우드펀딩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면서 “사회문제에 대한 젊은층의 의식 향상이 지방 이주 붐을 뒷받침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