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구로동 사옥을 매각하고 성남으로 옮겨간 현주컴퓨터 사무실 내부. | ||
한편 유상증자 대금 40억원 중 적어도 17억원이 회사에 입금되지 않고 사라졌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현주컴퓨터는 유상증자 대금으로 입금된 4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찾아 회사 금고에서 보관했는데, 이후 그 돈의 행방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지난해 9월 정기감사 때 증자대금 중 17억원이 부족하자 감사를 받기 위해 17억원의 사채를 빌려 회사명의 계좌에 넣어 두었다가 감사가 끝나자 다시 이를 사채업자에게 돌려주었다는 게 김 전 사장의 주장이다.
김 전 사장이 이렇게 현주컴퓨터의 부도 내막을 밝히기 위해 나선 까닭은 김 전 사장과 강 사장 사이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금전문제가 있기 때문. 김 전 사장은 2004년 2월 매각 당시 자신이 가지고 있던 현주컴퓨터의 지분 26%를 40억원에 양도하기로 합의했다. 이중 20억원은 현주의 운영자금으로 쓰다가 3월 주주총회가 끝난 뒤 받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그 금액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한다.
김 전 사장은 그 돈이 회사 운영자금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 주가를 올리는 데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사장에 따르면 강 사장은 타인 명의를 통해 주식 3억원어치를 사들여 당시 액면가보다 낮았던 주가를 액면가로 끌어올린 뒤 40억원의 유상증자를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한다.
또 김 전 사장은 기술신용보증기금에 24억원(부도처리된 어음)을 강 사장과 연대보증한 상태라 강 사장이 이를 변제하지 않을 경우 김 전 사장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 이 때문에 김 전 사장은 법적 소송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한편 이에 대해 강 사장은 “김 전 사장이 지금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며 억울한 심정을 호소하고 있다. 김 전 사장이 지금 구리에서 상가분양을 하면서 자금사정이 어려워지자 자신에게 압박을 가하기 위해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사장에 따르면 김 전 사장이 현주컴퓨터에 1백60억원 이상의 자산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회사 자산이라는 것이 건물 등 부동산을 모두 집계한 것인 데다가 현주컴퓨터의 돈을 빌려가 80억원 규모의 구리상가 분양을 했으면서 지금껏 이를 갚지 않고 있다고 한다.
고의 부도 의혹에 대해서는 “매각 당시부터 월 15억∼20억원씩 적자가 나는 회사였다. 그 적자를 메우느라 허리가 휠 지경인데, 매각 당시의 자산이 횡령으로 사라졌다고 주장하니 기가 막힐 지경이다“는 반응이다.
유상증자 대금 횡령에 대해서는 “경영과 관련된 결정은 ‘비상경영대책위원회’에서 이루어진다. 나는 직원들 월급 주는 것 이외에는 결제라는 것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내가 횡령을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반박했다.
강 사장은 “김 전 사장이 나와 무슨 원수를 졌는지 모르지만, 지금 나를 이렇게 음해하는 것에 대해 가만 있지 않겠다. 사실 관계를 밝히고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등 지금 법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강웅철 사장의 변호인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가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