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완 장관 |
박 장관이 과천청사에 출근해서 근무하는 경우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다. 단적으로 지난 6월 2일 기획재정부 장관에 취임한 그는 8월 말까지 본인이 주재한 22번의 정부 회의 중 과천청사에서 한 회의는 7번에 불과하다. 나머지 회의들은 대부분 서울 세종로에 있는 정부 중앙청사에서 했다. 간담회나 강연 같은 외부 행사도 많아 과천청사에 붙어 있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박 장관은 과천청사 1동 7층에 마련된 장관실보다는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 갖춰져 있는 집무실에서 머무는 일이 잦다. 재정부 관계자는 “재정부 장관은 원래 청와대나 국회 출석과 각종 대외 행사 때문에 서울에 머물러야 할 때가 많다”면서 “나중에 세종시로 이전하게 되면 장관 얼굴 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질 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직원들이 장관을 만나기는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결재는 원활한 편이라고 한다.
박 장관은 오전에 신문 스크랩은 물론 각종 업무 관련 서류를 이메일로 받아서 아이패드를 통해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자들은 관련 서류를 이메일로 보냈다는 사실을 수행비서에게 문자메시지로 보내면 된다. 반드시 서면으로 보고해야 하는 경우에도 장관 비서실에만 맡겨놓으면 박 장관이 과천 청사에 들렀을 때 서면 보고서를 가지고 퇴근한 뒤 검토해서 다시 가져다준다.
재정부의 한 간부는 “강만수 윤증현 전 장관의 경우 컴퓨터 기기를 잘 못 다뤘기 때문에 이메일 보고는 사실상 불가능했고, 대부분 대면 보고를 해야 했다. 이 때문에 장관에게 보고를 하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직원들이 적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박 장관의 경우 아이패드를 통해 각종 서류를 검토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보고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다른 부처의 경우 이미 이메일 보고가 일반화돼 있는데 재정부의 시스템 도입이 늦어진 측면이 있다”면서 “박 장관이 오고 나서야 재정부도 사실상 IT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셈”이라고 촌평했다.
김서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