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차를 구입하고 며칠 뒤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연일 비가 계속되자 최 씨의 차 천정에서 비가 새기 시작한 것이다. 침수 영향으로 생긴 습기 탓에 차 내부에 장착된 오디오 포터블이 오작동됐다. 최 씨는 침수된 차를 가지고 구입 당시 영업소에 찾아가 교환을 요구했다. 영업소 측은 교환을 위해서는 불량 부분을 확인해야 된다며 최 씨의 차에 몇 시간 동안 물을 뿌리며 침수실험을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최 씨의 차 천정에서는 물이 배어 나오지 않았다. 결국 교환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최 씨는 직접 자신의 차를 확인하기 위해 수입차를 전문으로 다루는 전문 공업사에 검사를 의뢰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최 씨는 뜻밖의 얘기를 전해 들었다. 그의 차가 사고차량이라는 것이었다.
기자와 만난 최 씨는 “공업사 기사 분에 따르면 차체가 원인 모를 사고로 다소 뒤틀려 있다고 했다. 그것 때문에 천정에서 비가 샌다는 것이었다. 또 영업소 침수실험에서 비가 새지 않았던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차 천정에서 실제 침수가 되기 위해서는 몇 시간이 아닌 며칠간 장시간 비에 노출되어야 한다고 하더라. 그 외에도 볼트의 흠집 자국과 도색 흔적이 남아있다고 전해 들었다. 깜짝 놀랐다”라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최 씨는 교환을 요구했지만 딜러 측은 절대 그럴 리 없다며 ‘증거’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리고 검사를 위해 차를 놓고 가라고 요구했다. 최 씨는 “증거가 나오면 바꿔준다고 했지만, 일부 수리로 그 증거를 지울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무엇보다 내 차에서 사고흔적이 나왔다는 게 어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과연 새로 구입한 고습 외제차가 사고차량이라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기자는 수입차 전용 공업사 관계자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최 씨의 차를 검사한 공업사 관계자는 “나 역시 수입차 업체 서비스센터 출신이다. 실제 많은 수입차들이 수입 과정에서 사고가 난다. 포트로 내리는 과정에서 접촉사고가 나기도 하고, 현지 입고 과정이나 배 안에서 사고가 나기도 한다. 상당 부분 감쪽같이 수리해서 새 차로 판매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우리 공업사에도 이러한 사고차량을 가지고 오시는 분이 꽤 있다. 하지만 우리는 수입차 부품을 받아쓰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들을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다”며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바바리안 모터스 측은 최 씨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기자와 통화한 바바리안 모터스의 한 관계자는 “물론 사고차량이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 직원용으로 돌리고 있으며 혹여나 소비자에게 판매가 되는 경우, 사고이력을 공개하고 할인판매하고 있다. 최 씨가 말한 사고 흔적은 말도 안 된다. 보다 정확한 검사를 통해 조속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