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절한 금자씨(왼쪽), 웰컴투 동막골. | ||
두 영화는 투자-배급부터 라이벌이다. <친절한 금자씨>는 주된 투자자가 CJ엔터테인먼트이고, <웰컴투동막골>은 오리온그룹 계열의 미디어플렉스가 주요 투자자다. <…금자씨>는 칸영화제에 수상 경력이 있는 박찬욱 감독이 작품 구상을 한 것부터 뉴스가 되는 등 제작 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고, <웰컴투동막골>은 <…금자씨>에 비해선 큰 예산(80억원)을 쓰는 영화였지만 인지도가 다소 떨어졌다. <…금자씨>는 순제작비만 40억원 선.
하지만 영화가 완성되고 이틀 상관으로 시사회를 통해 공개되고 난 뒤 증권가의 수익률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작품성과는 별개로 얼마나 많은 관객을 모을것이냐를 놓고 애널리스트의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현대증권의 한승호 연구원은 <친절한 금자씨>가 “전국 3백만~4백만 명은 동원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CJ쪽에서도 박 감독의 3백만 명 이상 동원을 낙관하고 있다. 또 <…금자씨>의 사전해외판매를 통해 5백만달러에 달하는 수출금액을 기록해 이미 순제작비를 회수한 상태다. 극장 수익은 덤이라는 얘기다. 한 연구원은 관객이 3백만 명 이상 들 경우 <…금자씨>로 CJ가 얻어낼 순이익이 12억~21억원 선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하루 뒤인 지난 21일 <웰컴투동막골>이 ‘12세 이상 관람가’ 승인을 받아 ‘19세 이상 관람가’ 승인을 받은 <…금자씨>에 비해 관객동원력이 더 클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물론 시사회의 일반 관객들의 반응이 우호적이었다는 평도 빠지지 않는다.
즉 장기흥행에 들어갈 경우 인지도 면에서 밀렸던 <…동막골>이 역전 레이스를 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동막골>의 주된 투자사 미디어플렉스는 오리온 계열이고, 오리온 계열은 이전 1천1백만 명의 관객 동원 기록을 세운 <태극기 휘날리며>에 투자해 단 맛을 본 상태다.
이에 비해 CJ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상반기에 7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역도산>에서 쓴맛을 본 대신 비교적 저예산이 들어간 <연애의 목적>이나 <마파도>에서 재미를 봤다.
오리온 계열의 투자 배급 라인에선 <말아톤>이라는 흥행작이 대박을 냈고, 50억원이 들어간 <남극일기>가 죽을 쒔다.
CJ는 블록버스터급 흥행작은 없는 대신 투자배급작이 1백36편에 달하는 등 오리온 계열의 43개보다 훨씬 더 많지만 초대형 대박은 오리온이 먼저 맛을 본 셈이다.
또 CJ엔터테인먼트는 코스닥에 등록돼 있고 <…동막골>에 투자한 오리온 계열의 미디어플렉스는 코스닥에 12월 등록 예정이다. <…동막골>이 <실미도>나 <태극기 휘날리며>에 버금가는 메가히트작이 될 경우 미디어플렉스의 코스닥 등록에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다.
재미있는 점은 CJ엔터테인먼트의 총괄 담당자가 이재현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이라는 점이다. 그는 <…금자씨> 크레딧에도 제작투자자 자격으로 이름을 올렸다. 오리온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는 오리온그룹 창업자인 이양구 회장의 둘째딸인 이화경 오리온 사장의 역할이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오는 8월 극장에서, 둘 중 누구의 웃음 소리가 더 크게 날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