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손실 가능성 적고 합병시 고수익 ‘기대’…주가 변동성 높고 합병 성공 반반 ‘주의’
스팩주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다른 법인과 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해, IPO를 통해 주권을 발행하는 특수목적법인이다. 주식 시장 입성을 어려워하는 비상장 기업의 상장을 돕는 것이 주요 목적인 셈이다.
스팩주는 IPO 시장에서 소외 대상에 가까웠다.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스팩주의 일반 투자자 평균 경쟁률은 3.14 대 1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스팩주의 인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2021년 평균 경쟁률은 374.98 대 1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상장한 유진스팩7호의 경쟁률은 3092.38 대 1에 달했다.
스팩주는 일반 공모주 투자법과 다소 차이가 있다. 통상적으로 공모주 투자자들은 당일 매도를 선호하고 있다. 일반 공모주는 기업이 원하는 적정 주가에서 할인된 가격에 투자자를 유인하고, 상장일에 거래량이 많아 높은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어서다.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에 두 배에 책정돼 상한가로 장을 마감하는 ‘따상’이란 말이 흔히 나올 정도다.
반면 스팩주는 상장일 따상 같은 드라마틱한 급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공모가인 2000원에서 주가 흐름이 이어진다. 예외는 있다. 지난해 삼성스팩4호가 상장일 다음 날부터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이후 상장했던 삼성머스트스팩5호, 한화플러스스팩2호, IBKS스팩16호, 유진스팩7호 모두 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인 4000원에 책정됐다. 그중에서도 한화플러스스팩2호는 따상, 삼성머스트스팩5호는 ‘따상상상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상장한 스팩 18곳 중 따상은커녕 더블을 기록한 종목도 없었다.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해도 스팩 공모주에 인기가 쏠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비상장 기업과 인수·합병으로 인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2020년 이후 합병에 성공한 스팩주는 6개 종목이다. 이 가운데 대신밸런스스팩9호와 IBKS스팩14호는 비상장 기업인 블리츠웨이, 에스에이티이엔지와 합병 소식이 알려진 이후 주가가 우상향했다. 상장 첫날에는 공모가보다 176% 높은 가격에 장을 시작했다. 즉 인수·합병 후 수익을 노리는 것이 스팩주 투자자들의 전략 중 하나인 셈이다.
스팩에는 유효 기간이 있다. 3년 내 피합병법인을 찾지 못하면 해산된다. 다만 스팩이 해산되더라도 원금 손실은 막을 수 있다는 게 스팩주의 또 다른 장점이다. 해산과 함께 내부에 있는 자산이 주주들에게 모두 환원된다. 또 스팩은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라 공모 자금의 90% 이상을 은행에 맡겨둬야 한다. 이 때문에 연평균 약 1% 수준의 이자도 주주들에게 지급된다.
스팩의 인수·합병률은 그리 높지 않다. 실적이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은 스팩의 도움이 없어도 상장할 능력이 있다. 그렇지 못한 기업은 아예 상장을 추진할 수 없다. 어떻게 보면 그 중간의 기업들이 스팩주와 합병을 추진하는 셈이다. 2010년 이후 증권시장에 상장된 스팩 226개 중 현재까지 122개의 스팩이 합병을 완료했거나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누적 평균 합병 성공률은 54% 정도다. 인수·합병만 보고 스팩주에 투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다.
상장 후 투자는 더욱 유의해야 한다. 대부분 스팩주 시가 총액이 100억 원대로 낮아 주가 변동 가능성이 높다. 앞서 따상상상상을 기록했던 삼성머스트스팩5호도 최고가인 1만 2450원을 달성한 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 26일 기준 종가는 4310원으로 최고가 기준 약 30% 수준까지 하락했다.
최근 스팩주의 인기가 높아지는 까닭은 공모할 기업이 적어 투자자들이 스팩에 몰리기 때문이다. 4월 28일 기준 4월에 상장한 기업은 지투파워와 포바이포 두 곳뿐이다. 두 기업 모두 일반 투자자에 배정된 주식 수가 적어 투자자들의 공모주 부족 체감은 더 높다. 반면 스팩주는 4월 한 달 동안 5개 종목이 상장했거나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4월 한 달 동안 스팩주의 일반 투자자 평균 경쟁률은 499.02 대 1에 달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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