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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일 경기도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엽기적 성폭행 사건을 저지른 미2사단 소속 K 이병(21)이 제복으로 얼굴을 가리고 영장실질심사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
경찰은 A 양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고시텔 인근 폐쇄회로TV(CCTV)에서 K 이병을 확인한 뒤 미군 측에 통보, 지난 9월 26일 자진 출석토록했다. 특히 경찰은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는 과정에서 ‘불구속 의견’을 제출해 논란을 일으켰다. 검찰은 1일 법원으로부터 K 이병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뒤 지난 6일 K 이병을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했다.
주한미군 제2사단 소속 K 이병은 9월 24일 경기도 동두천에서 새벽 4시까지 동료 군인들과 술을 마셨다. 주한미군은 작년 7월 ‘주한미군 야간통행금지법’이 전면 해제되면서 늦은 시간까지 영외 활동이 가능해졌다.
만취한 K 이병은 부대가 아닌 동두천시내의 모 고시텔로 향했다. 고시텔 비상구를 이용해 내부로 들어간 K 이병은 쪼리를 신고 복도를 어슬렁거리며 신발장의 신발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기 시작했다. 남녀로 구분된 방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K 이병이 여성이 있는 방을 확인하고 그 방문들을 열려고 했던 모습이 당시 CCTV에 잡혔다.
K 이병은 복도 끝에 위치한 A 양의 방문이 열린 것을 확인하고 A 양의 방에 들어가 칼 등 흉기로 A 양을 위협한 뒤 A 양을 성폭행했다.
K 이병의 성폭행은 4시간 동안이나 지속됐고, 이 과정에서 K 이병은 변태적인 가혹행위까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K 이병은 범죄를 저지른 뒤 A 양으로부터 5000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A 양은 성폭행에 저항하다 손바닥이 2㎝가량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고 정신적 충격으로 현재 입원 치료중이다.
지난 9월 24일 오전 8시 50분께 A 양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고시텔 인근 CCTV 화면으로 K 이병의 신원을 확인한 뒤, 미군 쪽에 통보해 26일 출석하도록 해 조사했다. K 이병은 경찰에서 “술에 취해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고시텔에 들어가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며 범행을 모두 시인했다.
하지만 사건은 발생 나흘 뒤인 28일에야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뒤늦게 관심을 모았다. 미군은 뒤늦게 사과에 나섰고 검찰도 이례적으로 빠르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9월 28일 에드워드 카돈 미군 2사단장은 성명을 통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피해자 가족과 한국 국민에게 진실한 사죄를 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의 사건처리 과정이 도마위에 올랐다.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당시 ‘불구속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언론에서는 경찰이 사건 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고 주요 증거물인 칼, 가위를 이틀 후에 확보했다고 전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동두천경찰서 관계자는 10월 5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모 언론에서 경찰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것은 억측이다”고 밝혔다. 또 그는 “증거물을 뒤늦게 수거했다고 하던데 사건 당일 수거해 감정을 의뢰했다. 압수목록 작성 서류를 보여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훈철 기자 boazh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