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집 타이틀곡 ‘댓댓’ 73개국 아이튠즈 1위, MV 사흘 만에 5000만뷰…외신도 호평 ‘글로벌 돌풍 심상찮다’
‘싸다9’는 싸이가 5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9집 앨범이다. 싸이는 항상 농담을 걸었다. 데뷔곡인 ‘새’부터 언어유희를 활용한 작사와 신나는 멜로디, 그리고 뮤직비디오로 대표되는 익살이 빠지지 않았다. 따귀를 연상시키는 ‘싸다9’ 역시 궤를 같이 한다. ‘싸이의 다채로운 9집’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는 이 앨범에는 총 12곡이 담겼다.
단연 메인 타이틀곡 ‘That That’(prod. & ft. SUGA of BTS)으로 눈길이 간다. 싸이와 슈가가 공동 프로듀싱하고, 작사·작곡·편곡을 함께 고민했다. 슈가는 피처링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에도 직접 출연해 싸이와 ‘몸호흡’을 맞췄다.
싸이는 보컬이 강한 가수는 아니다. 그보다는 타고난 끼와 기막힌 기획력이 일품인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이 눈에 띈다. 스스로 이를 잘 알고 있는 그는 항상 탄탄한 피처링 라인업을 구축하고, 다양한 이들을 그의 유니버스 안으로 끌어들였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방송인 유재석과 노홍철, 가수 현아 등이 등장하고 8집 타이틀곡 ‘아이 러브 잇’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이병헌이 깜짝 등장해 브레이크댄스를 췄다.
이번 앨범도 예외는 아니다. 싸이와 ‘아무노래’의 지코가 작사·작곡하고 가수 겸 배우 수지의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Celeb’을 비롯해, ‘뜨거운 안녕’에 이어 성시경과 다시 손잡은 ‘감동이야(Feat. 성시경)’, 늦은 밤에 어울리는 위로를 전할 ‘밤이 깊었네(Feat. 헤이즈)’, 새로운 창법과 거침없는 가사가 돋보이는 ‘GANJI(Feat. 제시)’, 중독성 강한 뉴트로 장르의 ‘이제는(Feat. 화사)’, 행복에 대한 메시지를 풀어낸 ‘Happier(Feat. 크러쉬)’, 영원히 추억하고 싶은 시간을 담은 ‘forEVER(Feat. 타블로)’ 등 다양한 장르의 수록곡에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단순히 싸이가 ‘마당발’이기 때문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싸이는 현재 제시, 현아, 이던 등이 속한 피네이션을 이끄는 가요기획사의 수장이다. 음악을 대하는 자세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하다. 성과 역시 좋다. 숱한 히트곡을 냈고 스테디셀러로 만들었다. “싸이와 손잡으면 통한다”는 믿음이 있기에 소위 ‘음원 깡패’라 불리는 이들이 그의 9집 앨범에 대거 참여한 셈이다.
싸이는 앨범 발매일에 맞춰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앨범으로 ‘이 형 아직도 이러고 있네’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게 가장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쓸데없는 고퀄리티의 뮤직비디오, 이상한 춤, 이상한 옷을 입고 ‘아직도 이러고 있네’라는 말을 꼭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의도는 적중했다. 아직 철들지 않은 싸이는 여전히 대중을 신나게 만들었다.
싸이의 새 앨범이 발표된 직후 전 세계가 반응했다. ‘That That’은 발매 직후 아이튠즈 월드와이드·유러피안 송 차트 1위를 비롯해 73개 지역 톱 송 차트 및 애플뮤직과 스포티파이에서도 전 세계 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다. 또한 아마존 베스트 셀러 송, USA Overall 톱 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외신도 앞다투어 그의 신보를 소개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싸이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현명한 선택으로 완성한 ‘싸다9’의 ‘That That’이 그의 또 다른 히트곡이 될 것이다. 거의 확실하게 빌보드 HOT 100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미국 롤링스톤은 싸이와 슈가의 컬래버레이션에 대해 “K-팝의 초석을 마련한 싸이와 오늘날 최고의 K-팝 스타인 슈가가 만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롤링스톤의 분석처럼, 싸이는 미국 빌보드 차트에 가장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K-팝 가수다. 2012년 ‘강남스타일’은 빌보드 메인차트 중 하나인 HOT 100 2위까지 올라섰다. 마룬5의 ‘원 모어 나이츠’(One More Night)에 밀려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장기간 차트에 머물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다. 그리고 5년의 시간이 지난 뒤, 방탄소년단이 1위에 오르며 싸이를 넘어섰다.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콘텐츠는 단연 뮤직비디오다. 한국어로 부른 ‘강남스타일’ 역시 뮤직비디오의 인기가 음원의 인기까지 견인하며 빌보드 차트를 수놓았기 때문이다. 현재 ‘강남스타일’의 유튜브 누적 조회수는 44억 뷰가 넘는다. 이는 BTS가 깨지 못한 기록이다.
‘That That’ 뮤직비디오 역시 공개 사흘 만에 유튜브 조회수 5000만 뷰를 돌파한 데 이어, 4일 오전 10시 기준 7000만 뷰에 육박한다. 기존 싸이의 인기에 BTS의 팬덤까지 더해지며 엄청난 폭발력을 보이고 있다. 이 기세라면 공개 1주일 만에 1억 뷰 돌파까지 노려볼 만하다.
과연 싸이는 이 앨범으로 어느 지점까지 도달하고 싶을까. 그는 “곡이 뜨는 경우와 사람이 뜨는 경우가 있는데, 사람이 뜨는 경우가 훨씬 생명이 길다. 외국에서는 내 이름을 ‘강남스타일’로 아는 분들도 계셔서 이런 흥행에도 정신적으로 굉장히 피폐하고 불안했다”면서 “그런데 BTS 블랙핑크 등은 나와 반대 케이스다. 그런 경우는 지속 영속성이 길다. BTS는 내가 못다 이룬 빌보드 1위를 이뤄줘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커다란 박수를 온몸으로 보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길을 터준 선배로서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겠다는 성숙한 속내를 밝힌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대중은 여전히 궁금하다. 싸이는 과연 못다 푼 숙제, 빌보드 1위에 오를 수 있을까.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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