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상호 감독이 극본을 맡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를 통해 곽동연은 ‘연니버스’(연상호+유니버스) 세계관에 첫 발을 내디뎠다. “저도 곽동‘연’이니까 연니버스에 합류할 만한 인재로서의 어떤 자격 요건이 충족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라며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오컬트 장르물에도 첫 도전이었지만 동시에 그의 말처럼 ‘작중 전투력 최강자’이자 ‘끝까지 지독한 악역’을 맡게 된 것도 처음이다. 극 중 곽동연이 분한 용주는 눈을 본 자에게 마음 속 지옥을 마주하게 만드는 괴불의 영향을 받지 않고도 늘 공격적이고, 자신의 주먹과 칼 말고는 누구도 믿지 않는 뒤틀릴 대로 뒤틀린 악인이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폭력과 살인조차도 서슴지 않는 그를 두고 곽동연은 ‘불행하지만 용서돼선 안 되는 인물’로 정의했다.
“용주는 과거 굉장히 불온전한 가정에서 자랐을 거예요. 어머니와 단둘이, 그리고 어머니의 수많은 연인 사이에 있는 아저씨들, 즉 새 아빠들에게 언어적이고 물리적인 폭력을 늘 당하는 상태로 자아가 형성된 인물이겠죠. 다만 그런 인물이었기에 현재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 합리화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그런 일이 있음에도 잘 극복하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용주는 애초에 뒤틀린 채로 태어나 그런 환경까지 겪어 내며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가치관이나 관념이 뒤틀린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죠.”

“용주에게 도경이는 마지막에 남은 인간성의 끈 같은 존재이지 않을까 싶어요.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아이를 발견했고, 내가 겪은 우울한 과거사를 이 꼬맹이는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한테는 없는 아빠란 존재를 내가 이 아이한테 채워주고 싶다, 뭐 이런 용주에게 마지막 남은 인간성을 드러낼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기에 용주와 도경 사이에 오해가 생겨 관계가 틀어진 게 용주에겐 마지막 끈이 끊어진 순간이었겠죠. 저희 둘의 오토바이 신은 두 비행 청소년이 비행을 일삼는 순간인데(웃음), 저는 사실 오토바이를 굉장히 무서워해요. 이번 작품 때문에 오토바이 면허를 따긴 했지만 ‘제발 다치지만 말자’고 바라면서 조마조마하게 촬영했어요(웃음).”
극 중에서는 인간의 잔인한 본성을 상징하는 축이었지만 카메라 밖에서는 그 나이대 청년의 모습으로 동료, 선후배와 팬들 앞에서 귀여움을 떠는 입장이었다. 막내인 남다름과는 서로 자는 사진을 경쟁적으로 촬영해 SNS(소셜미디어)에 올린다고 티격태격하는가 하면, 대치하는 입장이었던 신현빈(수진 역)과는 현장에서 서로 “오늘도 쓰러져 계시네요” “오늘도 남을 때리고 계시네요” 등의 장난 가득한 인사를 건넬 만큼 친해졌다. 일찍이 곽동연의 이런 귀여움을 알아챈 팬들이 그와 SNS로 주고받은 재미있는 Q&A를 공개해 그의 귀여움은 더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곽동연의 10대 시절부터 함께했기 때문인지 스타와 팬은 서로에 대해 늘 감회가 새롭다. ‘나 혼자 산다’로 많은 누나 팬들의 마음을 아리게 했던 그가 ‘구르미 그린 달빛’, ‘빈센조’에 이어 이번 ‘괴이’까지 성인 배우로서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보이며 잘 크고 있다는 게 팬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10주년 선물이라고 한다. 곽동연 역시 앞으로의 10년을 바라볼 목표를 ‘성장’으로 정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사실 전 체감도 못하고 팬 분들이 챙겨주셔서 알게 됐거든요. 지금까지의 10년이 10대에서부터 20대로 넘어오는 순간이었기에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지금보다 어른스럽고 성숙하게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올해 제 목표도 일하는 영역에서도, 개인적인 영역에서도 조금 더 어른스럽게 변하는 거예요(웃음).”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