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시작된 직후부터 68일간 그곳에 머문 PD와 그가 취재한 영상들 속에는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전쟁터 속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귀를 찢는 러시아의 폭격 소리 속에서 살고있는 그들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전쟁의 참상을 꼭 세상에 알려달라'고 취재진에게 간절히 부탁했다.
우크라이나 서부 최대 도시 르비우. 전쟁 시작 8일째인 3월 3일 그곳을 찾았다. 르비우 중앙역 안과 밖은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18세에서 60세의 남성들에게 총동원령이 내려진 가운데 기차마다 어린아이들과 여성들이 만원을 이루고 자리가 모자라 눈물 속에 아이만 태워 보내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군대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청년들은 피란민들을 위해 음식과 잘 곳을 제공하는 자원봉사를 하는 등 각자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점령하기 위한 러시아의 공습은 계속되고 있었다. 하르키우의 북동쪽 외곽지역 살티비카. 러시아군과 불과 1km 떨어진 이곳은 폭격이 계속되면서 90퍼센트의 주민들이 떠났다.
그 와중에도 도시를 떠나지 않은 이들은 노인들과 취약계층들, 그리고 그들을 지키기 위해 남아있는 이웃들이다. 퇴역 군인인 알렉산더 씨(55)는 같은 아파트에 살던 75세 루다밀라 할머니와 함께 아파트 지하에 남았다. 그와 친구들은 미처 도시를 떠나지 못한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폐허가 된 하르키우 한가운데에서 한 러시아인을 만났다. 이곳에 온 지 12년이 되었다는 그의 이름은 키릴. 그는 전쟁이 일어나자 본업인 카메라 감독 일을 접어두고 자원봉사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전쟁이 시작된 순간부터 자신을 러시아인이 아닌 우크라이나인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는 그. 모스크바에 거주하고 있는 어머니와는 전쟁을 계기로 건널 수 없는 강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의 어머니는 러시아에서 나오는 뉴스가 올바른 정보라며 아들의 이야기를 부정하고 있다. 며칠 후 키릴은 폭격으로 인해 살고 있던 공간을 잃었다.
한편 내레이션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들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 강신일이 맡았다. 강신일 배우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실을 시청자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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