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래곤힐 호텔은 전체 203만㎡에 달하는 용산공원 예정지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8만 4000㎡ 대지에 지하 3층, 지상 9층 규모로 대통령실과는 400m 거리다. 미군이 주둔 중인 20개국 중 대통령 집무실 옆에 미군 부대가 위치한 나라는 없다.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 데다 감청 등 안보상 위험 요인도 크다.
윤석열 정부는 드래곤힐 호텔 부지를 돌려받을 경우 대체할 부지를 물색해왔다. 후보군으로 오른 곳은 서울 용산구 후암동 미 대사관 이전 예정 부지다. 구체적 위치는 전쟁기념관과 용산고등학교 사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후암동이 계속 거론되는 것은 맞으나, 미군 측과 공식적으로 얘기된 건 없다”고 전했다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월 7일 “서울의 다른 지역에 10만㎡를 구입할 땅이 없으니 용산기지 내 미국 대사관이 들어서려는 후암동 부근으로 옮길 확률이 높다”며 “부지를 이전하게 되면 드래곤힐 호텔 같은 새로운 호텔을 지어야 하니까 현 수준대로라면 호텔(건설)만 3000억 원 이상이 든다”고 주장했다.
한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드래곤힐 호텔 관계자들에게 “이전이 확정되면 호텔을 새로 지어줄 때까지 절대 직원들이 나갈 일이 없도록 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드래곤힐 호텔 이전이 윤 대통령 임기 내에서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홍렬 도시공학박사는 “부지 선정과 보상 문제가 얽혀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걸릴 것”이라며 “아마 5년 임기 내에 절대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현재 한국 측 요청으로 잔류기지를 새로 찾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전 비용을 우리 정부가 전부 충당해야 한다. 부지 내 드래곤힐 호텔과 같은 숙박 시설을 만들어 줘야 하고, 전기·통신·상수도 등 기반시설도 새로 깔아줘야 한다. 추산되는 비용만 3000억 원이다. 2024년까지 민주당이 과반의석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후암동 미 대사관 이전 부지도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2021년 5월 27일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미 대사관 숙소 이전을 위한 부동산 교환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미 대사관 소유 캠프 코이너 부지 일부와 국토교통부가 기부채납받는 아세아아파트 일부(2025년 준공예정)를 교환하는 것이 골자다. 만일 드래곤힐 호텔을 후암동 일대로 이전할 경우 이 계약 역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은 이 부지를 제공 받으면 드래곤힐 호텔을 영빈관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세금 낭비 등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영빈관 설립에 드는 비용을 드래곤힐 호텔 이전에 쓰겠다는 얘기다. 실제 드래곤힐 호텔이 반환된다면 국빈을 맞이하는 영빈관으로 활용 가능하다. 또한 대통령 공관을 지을 공간이 마련될 수 있다. 앞서의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당 기지를 정부가 얻게 되는 것이라 다들 걱정하는 세금 걱정은 없어도 된다”며 “사실상 ‘윈윈’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윤석열 정부 임기 대부분 기간 동안 미군부지와 대통령실이 나란히 있는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6월 7일 “대통령실 집무실 바로 옆에 외국군 기지를 준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없고 우리 5000년 역사를 통해서도 없다”며 “국가안보에도 문제가 되고 대통령실 바로 옆에 담벼락을 같이 해서 잔류기지가 있다는 것은 국가안보나 국민 자존심 면에서 허락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