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경품의 ‘지존’은 단연 롯데백화점을 꼽을 수 있다. 지난 9월에는 업계 최초로 3억 6000만 원 상당의 ‘연금 경품’ 이벤트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광풍이라 불릴 만한 ‘연금복권’과 비슷한 개념으로 1등 당첨자에게는 원하는 시기부터 10년 동안 매달 300만 원씩 연금 형태로 지급하는 경품이었다. 가을 세일을 맞아 준비한 이 경품행사는 지난 3일 본점에서 추첨행사를 진행했으며 당첨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11월 경품 행사에서는 1등에게 롯데월드타워(2015년 완공예정) 황금 모형 320g와 상품권 3200만 원, 2등 상품권 1000만 원 등 초고가 상품을 내걸고 고객 유혹에 나서고 있다.
과거에도 롯데백화점의 ‘경품 퍼레이드’는 화려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에서 발명된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걸어 큰 관심을 끌었다. 다만 실용성을 고려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5.6㎏짜리 황금거북선(당시 3억 6000만 원 상당)과 서울 양천구 신월동 소재의 롯데캐슬 아파트(전용면적 84㎡, 분양가 약 5억 8000만 원)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게 했다. 당시 1등 당첨자는 황금거북선을 택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2009년 11월에는 우주여행 또는 108일간의 세계일주 크루즈 여행권이 경품으로 나왔으며 12월에는 고객이 직접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적어 내면 소원을 들어주는 ‘무한 경품행사’도 진행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매년 11월은 백화점 창립기념일이 있는 달인 동시에 날씨가 추워지면서 매출이 증가하는 달이라 사은행사나 경품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 “흔히 볼 수 없는 경품행사를 통해 고객들에게 재미와 경제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도 최근 특별한 경품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지난 11월 3일 밤 10시 40분부터 진행되는 아파트 소개 방송에서 업계 최초로 ‘전세 입주권’을 경품으로 내건 것이다. 이날 방송은 일산 식사지구 ‘위시티블루밍’을 소개하는 것이었는데 이후 분양사무소를 방문하는 고객 중 1명을 추첨해 해당 아파트 157㎡(공급면적)의 2년 전세 입주권을 증정하는 경품 행사를 동시에 진행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아파트 방송의 경우 평균 1400여 명의 고객이 상담예약을 신청하는데 이번에는 2000명이 넘는 상담예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첨자는 시공사인 벽산건설 주관으로 11월 20일에 발표할 예정이다.
받기만 하는 경품에서 한 단계 발전한 ‘착한 경품’도 등장했다. 현대백화점은 구매고객을 위한 사은품으로 상품권을 증정하는 것 외에도 어려운 이웃에 대한 기부를 선택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경품 대신 기부를 선택하면 해당 상품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부하는 형식이다.
온라인에서도 경품행사 열기는 뜨겁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이크프라이스’는 지난 6월 2일부터 한 달간 응모자 수에 비례해 당첨금이 책정되는 이벤트를 열었다. 하지만 최대 10억의 돈을 지급하겠다는 홍보와 달리 1등 당첨금이 2억 7000만 원에 그쳐 ‘과다 홍보’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