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역시 해치백 판매 비중이 급증하는 추세다. 미국의 해치백 모델 판매 대수는 2006년 29만 1853대에서 2010년에는 47만 5048대로 63% 증가했다. 과거 미국에서 해치백은 가난한 대학생용 정도로 인식됐지만 최근 들어 해치백은 가격 대비 넓은 화물 공간, 다양한 이용성, 편의성, 고연비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포드의 경우, 올 상반기 중 ‘피에스타’ 판매 대수의 절반가량을 해치백이 차지했으며, 최신 모델인 2012년형 ‘포커스’는 해치백이 41%를 점유했다.
국내에서도 잇따라 해치백 차량이 출시되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아차의 신형 ‘프라이드’는 출시 한 달 동안 해치백의 판매비중이 51%에 이를 만큼 국산 해치백의 원조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가 지난 10월, 4년 만에 출시한 2세대 ‘i30’와 ‘i40’ ‘엑센트 위트’, 기아차 ‘포르테’, 폴크스바겐 ‘골프’, 포드 ‘포커스’, 푸조 ‘308’, 볼보 ‘C30’, 쉐보레 ‘크루즈’ 등 10종이 넘는 국산, 수입차 해치백 차종들이 치열하게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중 국내 완성차업계의 맏형 격인 현대·기아차의 해치백 라인업을 살펴봤다.
지난 10월 출시한 신형 ‘i30’는 지난 2007년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이며 뛰어난 스타일과 상품성, 실용성을 바탕으로 해치백 열풍을 주도했던 i30의 차명을 그대로 이어 받으면서, 모든 면에서 한층 향상된 프리미엄 해치백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2009년부터 프로젝트명 ‘GD’로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착수한 신형 i30는 약 34개월의 연구기간 동안 총 2000억 원을 투입해 완성됐다.
신형 i30는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유연한 역동성을 뜻하는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를 기반으로, 창공으로 비상하는 듯 날렵한 움직임과 바람의 에너지를 형상화한 ‘에어로 액티브’(Aero Active)를 콘셉트로 했다. i30는 △최고출력 140마력(ps), 최대토크 17.0㎏·m, 연비 16.3㎞/ℓ의 고성능 감마 1.6 GDi 엔진과 △최고출력 128ps, 최대토크 26.5㎏·m, 연비 20.0㎞/ℓ(자동변속기 기준, 수동 모델은 23.0㎞/ℓ)의 성능과 경제성에 ‘유로5’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시켜 친환경성까지 갖춘 U2 1.6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신형 i30는 프리미엄 준중형 해치백에 걸맞은 안전사양과 편의사양을 갖췄다. 특히 기존 외부에 돌출되어 있던 후방 카메라를 작동 시에만 노출되도록 한 ‘히든 후방 카메라’를 국내 최초로 적용한 점과 기존의 페달이나 핸드 레버 대신 간편한 스위치 조작을 통해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시킬 수 있는 최첨단 ‘전자 파킹 브레이크’가 눈에 띈다.
지난 9월 출시한 신형 ‘프라이드’는 1987년 국내 소형차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연 이후, 2005년 새로운 모델의 출시와 함께 소형 차급의 대표 차종으로 자리매김해 온 프라이드의 차명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4도어와 5도어(해치백)의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된 신형 프라이드는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스타일, 차급을 뛰어넘는 동력성능과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 다양한 안전 및 편의 사양 등으로 무장했다.
지난 2006년부터 프로젝트명 ‘UB’로 개발에 착수한 신형 프라이드는 5년여의 연구개발 기간 동안 총 1900억 원을 투입해 완성됐다. 신형 프라이드는 기아차의 독창적인 디자인 조형미학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직선의 단순함’을 바탕으로 ‘당당하고 개성 있는 소형차’라는 콘셉트하에 제작됐다.
신형 프라이드는 감마 1.6 GDi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새롭게 탑재해 최고출력 140ps, 최대토크 17.0㎏·m, 연비 16.7㎞/ℓ 등 강력한 동력 성능과 고효율의 연비를 동시에 실현했다. 신형 프라이드에 신규 적용된 감마 1.4 MPi 가솔린 엔진 또한 최고출력 108ps, 최대토크 13.9㎏·m와 함께 16.1㎞/ℓ의 연비로 동급 최고 수준의 뛰어난 경제성을 달성했다(4단 자동변속기 기준).
신형 프라이드는 대한민국 소형차의 대표 브랜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최첨단 안전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대표적으로 6에어백(운전석/동승석/사이드&커튼)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했다. 아울러 차체자세제어장치(VDC)와 속도 감응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MDPS)을 통합적으로 제어해 차체 자세의 안정성과 조향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해주는 ‘VSM’(차세대 VDC)을 적용해 소형 차급을 넘어서는 최고의 안전 사양을 갖추게 됐다.
‘i40’는 세단의 감각적인 스타일과 SUV의 실용성을 겸비한 신(新)중형모델로, 기존 중형 세단과는 차별화된 가치와 실용성, 안락함, 우아함과 함께 유러피언의 감성을 앞세워 중형차 시장의 다양성을 높여준 모델로 평가된다. i40는 후석 시트의 폴딩 기능을 이용해 다양한 공간 형태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적재공간에는 다양한 형태의 화물을 간편하게 고정할 수 있도록 하는 ‘러기지 레일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
전 모델에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한 i40는 가솔린 2.0 GDi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178ps, 최대토크 21.6㎏·m, 연비 13.1㎞/ℓ의 동력성능을 확보했으며, 디젤 1.7 VGT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140ps, 최대토크 33.0㎏·m, 연비 18.0㎞/ℓ의 동력성능을 확보했다. 동급 최초로 무릎 에어백이 포함된 7에어백을 기본으로 적용하는 등 안전성 제고도 눈에 띈다.
이외에 현대·기아차의 해치백 라인업에는 지난 8월 출시한 ‘포르테 해치백’과 3월 출시한 ‘엑센트 위트’도 있다. 포르테 해치백은 기아차 준중형 세단 포르테의 디자인 DNA를 이어 받았으며, 역동적이면서도 깔끔한 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에 해치백의 실용성을 더한 모델이다. ‘엑센트 위트’의 후면부는 조각적인 면 분할을 통해 개성을 잘 살린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독특한 스타일이 부각된 테일 게이트 디자인을 적용해 차별화된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성로 기자 roi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