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롭탑(사명 다도글로벌)의 CEO인 최후식 대표는 카페베네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행복추풍령’ 출신이다. 그는 2006년부터 1년 동안 카페베네 부회장을 맡아 “카페베네의 초기 사업기반을 닦았다”고 얘기한다. 그 이전에는 속옷 전문업체 ‘좋은사람들’에서 총괄본부장, BBQ 본사인 ‘제너시스’의 사장을 역임했다.
최 대표는 “카페베네는 초기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드롭탑은 그런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본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청역 인근의 소박한 규모의 1호점 다음으로 명동에 대규모 모델숍(예비 가맹점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특별히 만드는 점포)을 지은 것이나, 전지현을 광고모델로 섭외한 것, 드라마 제작 협찬 등 전략이 비슷하다. 최 대표는 “얼마 전 카페베네의 영업본부장을 영입했는데 카페베네가 드롭탑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면서 “드라마 협찬을 두고도 가격을 높여 부르며 쟁탈전을 벌여야 했다”고 전했다.
역시 카페베네 출신인 망고식스 강훈 대표에 따르면 “최 대표는 행복추풍령의 감자탕 전문 체인점의 영남지역본부장이었고, 새로 영입한 카페베네 영업본부장이라는 사람도 감자탕의 영남지역 영업본부장이었다”고 한다. 다만 강 대표도 드롭탑을 견제하는 위치에 있으니 최 대표가 카페베네 사업에 관여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드롭탑은 현재 직영점 3곳, 가맹점 8곳, 총 11개의 매장을 오픈한 상태다.
망고식스(사명 KH컴퍼니)의 강훈 대표는 드롭탑의 최후식 대표보다 ‘핫’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4월 <카페베네 이야기>라는 자서전을 통해 그간의 커피사업 스토리를 공개한 바 있다. 1992년 신세계에 입사한 그는 1997년 미국 ‘스타벅스’에 3개월간 연수를 다녀온 후 국내 스타벅스 론칭을 준비하던 중 IMF 구제금융 위기로 사업이 무기한 연기되자 회사를 박차고 나와 스타벅스를 본떠 ‘할리스’를 창업했다.
2003년 할리스를 극장 체인 플래너스에 매각한 뒤 ‘동종업계 2년간 종사 금지’ 조항 때문에 손 세정제, 드라마파크 등의 사업에 손을 댔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막 커피전문점 사업을 시작한 행복추풍령에 영입돼 카페베네 마케팅사업본부장을 맡게 됐다. 이후 그는 정훈탁 싸이더스IHQ 사장을 비롯한 연예계 인맥을 동원, 스타 마케팅을 통해 카페베네의 급성장을 이끌었다.
여기까지는 업계의 이견이 없다. 그러나 책에서는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강조하다 보니 기존 경영진은 무능한 것으로 비칠 여지가 있었다. 특히 책이 나온 뒤 ‘카페베네 김선권 회장이 책을 보고 진노했다’는 소문이 업계에 퍼지기도 했다. 다만 그 소문은 ‘그간의 공도 있고 하니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됐다는 후문이다.
한편 드롭탑 최 대표는 “신선식품인 망고음료는 원료의 폐기량이 많아서 이익을 남기기가 쉽지 않다.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망고식스 강 대표는 “생(生)망고를 공장이 아닌 매장에서 직접 갈아 만들기 때문에 그런 얘기는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오히려 드롭탑은 기존 커피전문점을 그대로 답습해 고객 입장에서 매력을 못 느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두 업체 모두 카페베네에 대해서는 입을 모은다. 최 대표는 “전문가들은 전국에 커피점을 낼 수 있는 자리를 700개로 보고 있는데, 카페베네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고 말하고 있고, 강 대표는 “작년 카페베네는 월 30개씩 신규매장을 오픈했지만, 최근엔 월 10개로 줄었다. 그래서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를 론칭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종국 한경비즈니스 기자 xyz@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