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공매도 규제에 부정적…연기금 국내 주식 비중 확대 주목해야
2020년부터 올해 6월 24일까지 개인은 133조 원 넘게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66조 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69조 원 넘게 팔아치웠다. 코스피 투자자별 수급을 보면 2019년까지는 외국인과 기관이 대칭적 행보를 보였다. 외국인이 팔면 기관이 사고, 기관이 팔면 외국인이 사는 식이다. 2020년을 기점으로 시장은 개인이 기관·외국인과 대결하는 형국으로 바뀐다. 달리 표현하면 개인이 주가를 끌어올릴 때 기관·외국인은 보유 주식을 팔아 차익을 챙긴 셈이다. 지수 하락 때는 기관·외국인의 공매도가 두드러진다.
10~15배에서 움직이던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의 수익성 지표)이 2020년 이후 30배까지 급등하자 기관과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차익을 실현했다. 개인은 PER 하락이나 장단기금리 축소 등 과열 지표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매수를 지속했다.
지난 6월 코스피 하락폭은 주요국 가운데 1위다. 현재 코스피 PER은 10배 안팎,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은 0.9배가량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PER은 7.4배, PBR은 0.78배까지 떨어졌었다. 현재 수준은 2018년 말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 가능성에 따른 불황 우려가 한창일 때와 비슷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여전하고 미국 등 중앙은행들의 긴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서방은 러시아에 이어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고,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코스피 가격 수준이 역사적으로 낮은 것은 맞지만 저점이라 보기도 어려운 이유다.
정부는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는 공매도를 제한할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증권 유관기관 합동 ‘증시점검회의’에서 “투자심리가 과도하게 위축돼 증시 변동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면서 “과도한 불안심리 확산과 이에 따른 급격한 쏠림 매매는 경계하고, 보다 냉철하게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인들이 계속 주식을 사며 그나마 증시를 버티고 있는 상황과는 다소 동떨어진 진단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6월 28일 '금융투자권역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직후 공매도 한시적 금지 조치 고려 여부에 대한 질문에 “똑같은 정책을 기계적으로 그대로 할 수는 없다”고 답하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2020년 3월 문재인 정부가 취한 방법과 같은 접근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결국 수급으로 보면 외국인과 기관 중 어느 한 쪽이 매수로 돌아서는 시점이 중요해졌다. 연기금이 주식 비중을 다시 높일 가능성은 살필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의 지난 3월 말 자산별 비중은 국내주식 16.9%, 해외주식 27%다. 4월부터 6월까지 코스피가 14%, 미국 S&P500이 16% 이상 하락했고, 국민연금이 주식을 계속 내다 판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말 국내와 해외주식 비중이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연말 비중 목표는 국내주식 16.3%, 해외주식 27%다. 상반기 말 비중이 연말 목표보다 낮다면 주식을 좀 더 사야 할 수 있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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