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표권 사용료 정책은 그룹사마다 다르다. 한화그룹은 상표권 수취 대상 계열사의 별도기준 매출액만 상표권 사용료 대상으로 삼는다. 해당 계열사의 해외법인은 따로 계약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LG그룹은 상표권 수취 대상 계열사와 그 계열사의 종속 해외법인의 사용료를 CJ그룹과 같은 방식으로 받는다. 수수료율도 달라서, SK그룹은 '매출액에 광고선전비를 제한 금액의 0.1~0.2%', LG그룹은 0.2%, 롯데그룹은 0.15%, 한화그룹은 0.3%로 전해진다. CJ그룹은 다른 대기업보다 더 높은 상표권 수수료율을 적용해 CJ(주)의 최대주주인 이재현 회장(지분 42.07%)의 개인 곳간을 채워주고 있다는 비난을 받은 이유다.
CJ그룹의 상표권 사용료와 관련해 또 미심쩍은 부분은 계열사별, 해외법인별 상표권 수수료 수취가 다르다는 점이다. 지난해 CJ그룹 계열사 중 상표권 수수료를 가장 많이 낸 회사는 368억 원을 낸 CJ제일제당이다. 각 계열사별 해외법인을 뺀 별도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CJ대한통운의 매출액(7조 7286억 원)이 CJ제일제당(6조 7960억 원)보다 많지만 CJ대한통운이 CJ(주)에 납입한 상표권 사용료는 CJ제일제당(368억 원)보다 적은 324억 원으로 집계됐다.
CJ제일제당이 CJ대한통운보다 더 많은 상표권 수수료를 지불한 이유는 CJ제일제당의 상표권 사용료 수취 대상 종속 해외법인의 매출액이 CJ대한통운의 해외법인 매출액보다 많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이 해외법인을 뺀 별도기준으로 상표권 사용료를 CJ(주)에 지불했다면 267억 원가량을 내야 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해외법인에서 받은 상표권 사용료까지 더해 납입하기에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다만 이는 CJ제일제당의 종속 해외법인에서 일으킨 매출에 대한 상표권 수수료보다 적은 규모로 파악된다. 자산규모 750억 원 이상인 CJ제일제당의 종속 해외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12조 3589억 원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CJ’의 영업표지를 이용하지 않아 CJ(주)에 상표권 사용료를 납입하지 않은 슈완스(자회사 매출 포함) 매출 2조 8612억 원을 제외하고, CJ대한통운과 씨제이피드앤케어로 상표권 사용료를 납입하는 주요 종속 해외법인 매출 2조 9617억 원을 제외하면 CJ제일제당이 상표권 사용료를 수취하는 종속 해외법인 매출은 약 6조 536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이들이 일으킨 매출에 대해 앞서 말한 CJ그룹의 상표권 사용료 정책, 즉 '광고선전비를 제한 금액의 0.4%'를 적용해 산정하면 상표권 사용료는 254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CJ제일제당의 별도기준 상표권 수수료 추산액 267억 원을 더하면 CJ제일제당이 원래 납입해야 할 상표권 수수료는 521억 원가량이 된다. 하지만 CJ(주)가 CJ제일제당에서 받은 상표권 사용료는 368억 원이므로, 앞서 추산한 상표권 사용료보다 153억 원 정도 덜 받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비록 CJ제일제당이 표면적으로는 상표권 사용료를 제일 많이 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수혜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올해 초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글로벌사업을 맡아 경영능력 검증 시험대에 올랐다. CJ그룹의 지금과 같은 상표권 수수료 정책이 이어진다면 CJ제일제당의 글로벌사업을 맡고 있는 이선호 경영리더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다. CJ(주)의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1124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CJ(주)가 수취하지 않은 153억 원은 적잖은 규모다. CJ(주)는 일정 규모 이하 회사에 대해서는 상표권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CJ(주)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같은 상표권 수수료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CJ(주)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이 같은 상표권 사용료 수취 정책에 불만이 나올 수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CJ(주)가 각 계열사에서 받아야 할 상표권 수수료를 제대로 받지 않은 경우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