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가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자 기업형슈퍼마켓의 ‘변종’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시범운영 중인 대치동 1호점 전경. 김미류 인턴기자 kingmeel@ilyo.co.kr |
지난 11월 30일 홈플러스는 편의점 가맹사업을 위한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등록해 최종 승인을 받았다. 브랜드는 ‘365플러스편의점’이며 24시간 운영한다. 현재는 2개의 점포가 시범 운영 중이다. 21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 대로편에 1호점을 개점한데 이어 23일 서초구 서래마을에 2호점을 열었다.
이를 두고 홈플러스는 “지금 운영되고 있는 두 점포는 정식 개점이 아닌 테스트 점포로 이를 통해 매주 상품구성을 바꿔보며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수준”이라며 “정식 1호점은 가맹점으로 오픈할 예정이지만 일정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밝혔다.
사실 홈플러스 편의점 사업은 준비 단계에서부터 말들이 많았다. 홈플러스가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을 해오던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유통산업발전법 및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으로 인해 더 이상 출점이 가로막히자 창고형 할인매장과 편의점 진출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매번 극구 부인하며 논란을 잠식시키려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SSM과 편의점 사업은 별개의 문제인데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부담이 커 사실을 밝힐 수 없었다”면서 “편의점 사업은 앞으로도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이고 고용창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했다. 이번 편의점 사업 진출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거나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홈플러스 편의점 사업은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이를 통한 고용창출로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상품 구색은 기존의 편의점과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특징으로 꼽을 만한 차별화 전략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홈플러스는 편의점 사업 목표를 두고 이익이 아닌 고용창출을 강조한다. 그러나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현재 국내 편의점 사업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물론 포화상태에 이른 백화점, 대형슈퍼마켓 사업에 비하면 편의점의 성장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수도권의 경우 한 건물에 2개 이상의 편의점이 들어설 정도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은 않다.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SSM 확대가 어려워지자 변칙으로 편의점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닌가. 이것 말고는 다르게 해석할 수 없다. 그러나 편의점 시장이 만만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아직은 홈플러스 편의점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지 몰라 평가를 하긴 이르지만 기존의 편의점 수준을 따라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은 적어도 점포가 1000개는 넘어야 이익을 볼 수 있는 규모인데 홈플러스가 그 과정을 어떻게 견딜지 지켜볼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유통 대기업 홈플러스까지 편의점 사업에 진출하는데 긍정적으로 바라볼 사람은 없다”며 “출발부터 각종 논란에 시달리고 있어 혹여나 편의점 이미지 자체가 나빠질까 염려될 정도”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한 유통 전문가는 “홈플러스의 편의점 사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골목상권을 장악하거나 홈플러스가 실패하는 두 가지가 가장 큰 그림일 것”이라며 “사실 국내 편의점 시장은 경쟁구도가 확실해 새로운 사업체가 들어오기는 어려운 실정이라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가지고 있는 유통망과 노하우를 살려 차별화된 편의점을 만들어 나간다면 성공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고 전망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