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연기 직접 소화한 장애인 배우…“자연스럽고 더 큰 감동”
최근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큰 인기를 끌면서 다시금 ‘우리들의 블루스’ 속 정은혜의 존재감이 다시 한 번 돋보이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다. 주인공 ‘우영우’는 박은빈의 완벽한 캐릭터 구축과 빼어난 연기로 매우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완성됐다.
지금까지 여러 배우가 기억에 남는 장애인 역할을 소화했다. 영화 ‘오아시스’의 중증뇌성마비 장애인 공주(문소리 분), ‘말아톤’의 자폐증 장애인 윤초원(조승우 분),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정신지체 장애인 용구(류승룡 분), 드라마 ‘굿 닥터’의 서번트증후군 장애인 박시온(주원 분),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의 자폐증 장애인 오진태(박정민 분) 등이 대표적인데 하나같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다. 이제 그들 사이에 박은빈이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박은빈의 연기는 매우 뛰어 났고 그가 완성한 우영우라는 캐릭터는 더 없이 사랑스러웠다. 좋아하는 한 가지에 집착하고, 청각·촉각·미각 등 감각에 예민하고, 남의 말을 반사적으로 따라하는 것 등은 작가와 PD 등이 열심히 준비해 만든 우영우라는 캐릭터라면 여기에 부자연스러운 손동작이나 타인이 어깨를 쓰다듬으려 할 때 움찔하는 모습, 악수할 때 손끝만 살짝 잡는 표현 등은 박은빈의 노력으로 채워진 디테일로 보인다.
그렇지만 자폐라는 장애인 캐릭터를 그린 드라마라는 점에서 태생적인 논란도 존재한다. 자폐스펙트럼을 지닌 이들 가운데 우영우처럼 일부 영역에서 천재성을 보이는 경우는 전체의 1%도 되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이 드라마가 다소 불편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정은혜의 존재감이 더욱 값지게 드러나고 있다. ‘우리들의 블루스’의 대본을 쓴 노희경 작가는 오랜 기간 ‘외국에선 장애 연기를 장애인이 직접 하는 경우가 많은데 왜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지’ 고민해 왔다고 한다. 여기어 언급된 외국 사례의 대표적인 예는 영화 ‘제8요일’의 파스칼 뒤켄으로 그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배우다. 그는 ‘제8요일’을 통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다.
노희경 작가의 오랜 고민과 준비를 거쳐 정은혜가 연기한 ‘영희’라는 캐릭터가 완성됐다. 이를 위해 노 작가는 1년가량 정은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모니터 리서치를 했다. 이를 통해 평소 뜨개질을 하고, 그림을 잘 그리고, 사람들 만나는 걸 좋아하고, 술도 한잔하는 걸 좋아하는 평소 정은혜의 모습이 드라마 속 ‘영희’라는 캐릭터에 잘 녹아들었다.
최근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열풍에 대해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장애인 역할을 잘 소화한 배우들은 열연을 했다는 호평이 이어져 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한편으로는 비장애인 연기자가 연기를 하는 것보다는 장애인 당사자가 연기를 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 큰 감동을 주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은 어쩌다가 양념처럼 들어오는 것이고, 그리고 장애인이 없어도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은 것이 대부분의 미디어 콘텐츠라는 생각이 든다”며 “은연중에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연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장애인이 어떻게 연기를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해서 장애인이 드라마 속에 많이 등장하지 않아왔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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