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이후 수자원공사는 지에스건설에 도로시설물을 점유할 경우 협의를 하라고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에스건설은 9월 1일 수자원공사와 협의하지 않은 채로 공사를 계속 강행했다.
본보 보도 및 수자원공사의 공문도 무시한 지에스건설 측의 ‘무대포식’의 공사 강행은 전근대적이며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상식을 가진 건설사라면 일단 공사를 멈춘 뒤에 도로시설물 사용 허가를 득하고 공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굴내 굴지의 1군 건설회사에서 한 행동이라고는 보기 힘든 경우”라며 “이른바 ‘70년대 노가다식’의 사고방식에 나온 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지에스건설은 H빔 설치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굴삭기(건설기계)에 케이블을 연결해 옮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는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주관하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40조 주용도 외의 사용제한을 위반한 사안이다. 안전보건공단의 규칙이 유명무실해진 사례도 재차 확인된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하는 중대재해법은 근로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일환으로 시행된다. 안전한 작업으로 근로자의 안전을 지켜야 할 지에스건설이 안전을 위협하는 작업지시를 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2021년 12월 17일경 부산시 동래구에서 주된 용도 외 사용으로 굴삭기가 전복돼 조종사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 사실이 있다. 주된 용도 외 사용으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막고자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 등이 건설현장에 대한 관리감독 및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나, 공사장은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서 불법행위를 일삼고 있다.
불법행위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30년 동안 공사장에서 일하면서 굴삭기에 줄을 매달아 H빔을 옮기는 것이 불법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불법행위가 지속적으로 만연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확인시켜준 셈이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