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디언스관광호텔 측은 이어 2014년 2월 27일 관광숙박업 계획을 변경 신청했다. 덕포동 산28-6번지 외 1필지 면적 1513㎡에 지하2층 지상4층의 건축물을 짓고, 부설주차장 확충에 필요한 진출입로를 151㎡에서 418㎡로 변경하는 것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당시 거제시 산림녹지과 협의서에는 ‘신축’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후 래디언스관광호텔은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다가 2020년 5월 19일 허가가 취소된 후 2021년 7월 29일 건축물 증축허가를 받았다. 문제는 해당 호텔 측이 인근 산지의 임야를 건축허가를 받기 전부터 최근까지 10년이나 넘게 무단으로 벌목해왔다는데도 거제시가 이를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관광호텔은 통상적인 개발행위 허가와는 다르다. 관광진흥법에 따라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야 하고, 승인 시 관련 부서 허가는 의제 처리돼 부서 간 협의만 받으면 이후 건축허가는 승인된다.
개발행위가 진행될 경우 시는 개발지를 확인하고 사전불법행위가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웬일인지 이곳만은 이러한 통상적인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 거제시가 임야에 대한 무단벌목행위를 적발하지 못한 게 이 같은 절차를 간과한 까닭인지, 아니면 다른 내막이 있는지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거제시가 사업계획을 승인한 자료 개발행위 허가 조건 제9조 ‘허가의 취소 및 원상복구 명령’ 다항에는 ‘허가장소 이외의 장소를 무단 형질변경(사전불법행위) 하였을 때 허가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시는 허가 취소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거제시가 2011년 10월경부터 진행된 불법벌목을 몰랐다는 사실이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거제시 행정시스템에 등록된 항공사진만 살펴보면 호텔 인근 임야에 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데도 시가 항공사진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 직무유기라고 볼 수 있다.
해당 호텔 인근 생텀하우스 입주민 A 씨는 “기존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조망권을 무시하는 건축물은 용납할 수 없다”며 “수억 원을 들여 항공사진을 촬영하는 거제시가 행정시스템에 클릭만 하면 알 수 있는 불법을 알지 못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불법이 드러난 만큼 거제시는 허가를 당장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제시 허가과 산지전용 담당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관광과에서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며 “(우리 부서는) 관광진흥법에 따라 의제 처리되기에 협의만 해줬다”고 밝혔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