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는 아트센터 ‘대담’ |
대담은 갤러리와 카페, 게스트하우스, 아트숍 등으로 이루어진 복합문화공간이다. 자연적인 볼거리는 풍부하지만, 문화적인 볼거리가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광주교대 미술교육과 정희남 교수가 지난 2010년 6월20일 문을 열었다. 노출콘크리트기법을 살려 지은 건물이 주변에 위압을 주지 않고 잘 어울리는 그런 곳이다.
대담이 자리한 담양읍 향교리는 참빗수공예품 생산지로 유명하다. 지금이야 대부분 손을 놓은 상태지만, 30여 년 전만 해도 이 일대 대부분의 집에서 참빗을 만들었다. 바로 옆으로 죽녹원이 있고, 앞으로는 담양천이 흐른다.
대담은 지역에 문화적인 감수성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전시와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번 ‘향교리, 예술인마을 되다’ 전시회 역시 이런 대담의 진정성이 돋보이는 결과물이다. 이 전시의 작가들은 모두 이곳 향교리 주민들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마을회관에 모여 대담의 지도 아래 그림을 배워왔다.
붓은커녕 크레파스도 쥐어 본 적이 없는 60~80대의 노인들은 예술이 아니라 놀이를 했고, 그 감정이 고스란히 작품에 배어 있다. 작품에는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 꽃과 나무를 소중히 하는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 그림을 그려 즐겁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지난 설에는 대담이 아주 떠들썩했다. 자신의 작품을 자랑한다며 설에 내려온 가족들을 모두 이끌고 노인들이 대담을 찾았던 것. 부모 걱정을 하던 자식들은 그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보며 걱정을 덜었다.
어쨌든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색다른 전시, 물론 서툴고 미흡하지만 가슴만은 따뜻해지게 만드는 이 전시를 보고 싶다면 이번 담양여행길에 잠시 시간을 내어보도록 하자. 전시는 2월 28일까지 이어진다.
김동옥 여행작가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