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담동에 위치한 몽클레르 매장. ‘강북 학생은 노스페이스, 강남은 몽클레르’라는 말이 돌 정도로 부유층 사이에서 몽클레르 선호도가 부쩍 높아졌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 정유경 부사장 |
현재 몽클레르는 서울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를 비롯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본점, 이렇게 단 3개의 매장만 운영하고 있다. 특히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는 성인 남성·여성복부터 액세서리까지 전 제품을 판매하는 아시아 최초 매장으로 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명소로 통한다.
이 대통령 손녀가 입었던 키즈라인은 아직까지 공식 수입되지는 않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품 편집숍 아동 매장인 ‘분주니어’에서만 시즌마다 한두 개의 상품을 해외에서 직접 사들여오는 방법으로 고객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전부다.
몽클레르는 이번 해프닝 덕분에 브랜드 인지도가 한층 높아진 듯하다. 최근 몽클레르의 인기는 매장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불황 때문에 전반적으로 명품 판매가 부진한 반면 몽클레르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매출도 2010년 대비 두 배의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오후 기자가 백화점을 찾았을 때 다른 브랜드매장은 한산한데 비해 몽클레르는 꾸준히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미 매장의 재고도 바닥난 상황.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어도 사이즈를 찾기 어려웠다. 몽클레르 관계자는 “현재 모든 제품의 재고와 사이즈가 거의 없는 상태다. 내년 F/W(가을·겨울)시즌 전까지는 추가 입고 계획이 없다. 보통 시즌 전부터 예약을 하는 손님들이 많다”고 전했다.
몽클레르의 인기는 강남클럽 패션도 변화시켰다. 노출패션이 대세였던 클럽에 패딩이 등장한 것. 보통 패딩을 입으면 몸매를 드러낼 수 없어 입기를 꺼려했던 여성들이 이제는 몽클레르를 입기 시작했다. 청담동의 한 대형 클럽 운영자는 “최근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꿋꿋하게 패딩을 입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면서 “한 번은 두 여성이 같은 옷을 입고 와서 서로를 피해 다니느라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가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클럽뿐 아니라 일명 ‘청담동 며느리룩’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고급스러움을 대변했던 모피 대신 몽클레르를 입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브런치 카페에서는 아이와 함께 몽클레르로 맞춰 입은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때문에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노스페이스가 대세라면 강남에서는 몽클레르”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몽클레르가 유명해지면서 불만사항들도 자연스레 늘었다. 제품을 입어보기 위해 매장을 찾았던 한 여성은 “사이즈 단위가 여타 브랜드와 다른 줄 모르고 매장을 찾아 평소대로 사이즈를 말하고 옷을 보여 달라고 하니 직원이 비웃는듯해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몽클레르는 ‘M L XL XXL’이나 ‘44 55 66 77’이 아닌 ‘0 1 2 3’을 사이즈로 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격 논란이 일기도 했다.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도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또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책정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몽클레르 측은 “우리 제품은 다른 명품에 비해서 현지와 가격 차이가 많이 안 나는 편이다. 운반비, 관세 등이 포함돼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몽클레르는 지난해 1월 신정환 사건으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필리핀 억대 원정도박 혐의로 해외 체류 중이던 신정환이 입국하면서 입었던 옷이 몽클레르 제품이었던 것. 거액의 돈을 도박으로 탕진하고 오랜 기간 해외에서 도피생활을 해 초췌한 모습으로 입국장에 들어섰으나 수백만 원대의 옷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박민정 기자 mm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