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66배 폭증, 대입 지원자 수와 맞먹지만 합격자 10명 중 3명 취업 못해, 자격증이 ‘스펙’ 되기도
10월 29일 치러지는 전국 교사자격시험 응시자는 1144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시험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초중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선 반드시 이 시험에 합격해 자격증을 따야 한다. 처음 시험이 치러졌던 2012년 응시자는 17만 명에 불과했다. 10년 만에 응시자가 6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2016년 260만 명, 2019년 880만 명, 2021년 990만 명 등 응시자 수는 가파르게 늘어났고 결국 올해 100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2022년 대학입학시험 지원자 수는 1193만 명이었다. 교사자격증 응시자가 대입시험 지원자 수에 근접한 셈이다. 이런 교사 열풍을 두고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자격증을 딴 응시자들의 ‘합격 수기’도 인터넷과 SNS(소셜미디어) 등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투교육교원사업부 연구원인 위치는 “국가 차원에서 교사들 임금을 향상시켜주면서 교직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근무환경이 비교적 좋고 강도가 세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라면서 “근무 시간이 길수록 인정을 많이 받고, 봉급이 오른다는 것도 한 요인이다. 평생직장으로서 각광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응시자 수가 많을수록 합격의 문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올해 합격률은 20% 정도로 예상된다. 응시자 5명 중 1명만 자격증을 손에 거머쥘 수 있다. 전국에서 200만 명 이상의 신규 교사가 배출되기 때문에 교육기관 취업 경쟁률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021년까지의 통계에 따르면 교사자격증을 딴 10명 중 7명은 초·중·고에 취업했다. 나머지 3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자격증이 곧 교사가 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교사자격증 학원, 초·중·고 취업 학원 등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학교에서 전파학을 전공한 후 지난 2020년 교사자격증을 땄다는 류제는 “한 고등학교에 지원했다. 정성껏 준비했지만 취업에 실패했다”면서 “혼자서 공부했던 게 원인이었다. 전문적인 훈련을 받았다면 채용됐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후베이의 한 교사취업 훈련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우칭은 “자격증을 땄더라도 개인이 혼자 취업을 대비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각 학교에 따라, 또는 과목에 따라 요구받는 게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비사범대 전공자들은 반드시 훈련기관에서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올해 교사자격증 응시자 1144만 2000명 중 비사범대 출신들은 800만 명이다.
우칭이 속해있는 기관은 300개 이상의 학급을 보유하고 있다. 취업하고자 하는 학교 등에 맞춰 ‘맞춤형’ 수업을 하기 위해서다. 우칭은 “단순히 지식만 교육하는 게 아니라 교사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자질도 수업한다”면서 “교사에도 많은 종류가 있기 때문에 일단 자격증을 따면 그 어떤 직업보다 안정적 취업이 가능하다”고 했다.
21세기교육연구원의 슝빙치 원장은 “교사자격증을 딴 뒤 교사가 아닌,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교사자격증 자체가 일종의 ‘스펙’이 된 것”이라면서 “교사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 교직으로 몰리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슝빙치 원장은 교사 열풍 이면에 숨겨진 문제점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교사 채용에 있어서의 도시와 지역 간, 성비 불균형이 대표적이다. 주요 도시의 교사 채용 경쟁률은 갈수록 치솟고 있다. 하지만 농촌 지역에선 여전히 교사가 부족하다. 모집 공고를 아무리 내도 지원자 수가 ‘제로’인 곳도 많다.
올해 7월 교육부가 저개발지역 우수교사 양성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교육부는 전국 832개의 마을을 대상으로 1만 명이 넘는 교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임우군 교원국장은 “85개 대학에서 9530명의 교사를 모집한 상태”라면서 “이들은 매우 적극적이고 질도 양호하다”고 귀띔했다.
남성 교사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남성 교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초등학교에서 지나치게 여자 교사가 많아 남자 초등학생들이 ‘여성화’ 되고 있다는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당국은 남자 교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하는 방안 도입을 검토하는 한편, 체육활동 강화 등 이런 지적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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