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규빈 작가 |
짝사랑하는 소현의 한마디에 조폭 팔룡파 보스 장세출은 정치인이 된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 물론 소현은 세출을 떼어내기 위해 던진 말. 그러던 중 세출은 자신을 대신해 감옥에 가 있는 친구 춘택의 사형집행 날짜가 잡혔다는 소식에 정말 그 꿈을 실현시키려 새로운 세상에 도전하는데….
지난해 치러진 ‘제1회 일요신문 만화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Long Live the King>(롱리브더킹)이 드디어 <일요신문> 지면으로 연재된다. 한 여인을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과 남자들의 의리, 조폭과 정치.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소재이지만 이 작품은 치밀한 스토리라인과 깔끔한 그림으로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사랑과 이별, 우정과 배신, 열정과 도전이 경쾌한 터치로 그려진다.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치러지는 정치의 해다. 그 어느 때보다 선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이때 일자무식 건달 세출의 진솔한 정치 도전기는 독자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목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남도 사투리의 구수한 맛과 코믹한 등장인물들의 깨알 같은 에피소드가 재미를 더한다.
“국민을 위하는 정치인. 권력으로 사적인 감정을 풀거나 사욕을 채우지 않는 정치인. 힘없는 사람에게 측은지심을 갖는 정치인. 부패한 권력 앞에 당당히 맞짱 뜰 수 있는 정치인. 자신의 잘못과 실수를 솔직히 시인하는 정치인. 무엇보다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하고 만만한 정치인. 이러한 정치인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 만화로 단 한 사람의 독자라도 정치에 좀 더 관심을 가져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임규빈 작가(33)가 밝힌 <Long Live the King> 기획 의도다. 그는 “대략의 스토리는 예전부터 구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일요신문 공모전 공고를 보고 20~40대를 독자층으로 정해 작업을 시작했다”며 “주제에 비해 캐릭터가 다소 밝아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큰 상에 걸맞은 작품을 연재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궁금한 점 하나. 대구 토박이인 임 작가는 하필 왜 목포를 배경으로 한 만화를 그린 것일까. 그는 “극적 재미를 살리는 데 목포만 한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밖에 다른 의도는 없다”며 “개인적으로 목포 사투리를 ‘열공’하고 있으며 목포 현장 취재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임규빈 작가는 지난 2005년 <깡패대통령> 연재를 시작으로 만화계에 입문해 2011년부터 만화포털 ‘툰도시’에서 <미어캣>을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