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리지만, 가장 안 읽는 책이 바로 ‘보험약관’이라는 말이 있다. 상담을 하다보면 보험사에서 약관이 바뀌어서 보험금을 지급하지 못한다는 답변 때문에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완전히 잘못된 답변이다. 보험약관은 계약당시 그대로 적용한다. 나중에 아무리 바뀌어도 마찬가지다. 물론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약관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변경된 약관을 소급 적용하는 예외를 두기도 한다. 사례를 하나 보자.
A 씨는 부인을 피보험자로 해서 2004년 암보험을 들었다. 6년 후인 2010년 부인은 ‘악성계형의 유두상 장액성 낭선종’이라는 진단을 받고 암진단 보험금 6000만 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는 600만 원만 지급했다. 보험사는 피보험자의 진단 내용은 해당 약관상 보장되는 암의 정의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보험자의 진단이 이루어진 현 시점에서는 경계성종양에 해당되므로 경계성종양 진단자금만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이해가 쉽지 않지만 약관 내용을 직접 살펴보자.
A 씨 가입 당시의 암보험 약관 제14조(암 및 기타피부암의 정의 및 진단확정)에는 이 계약에 있어서 “암”이라 함은 제4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있어서 악성신생물로 분류되는 질병[별표4 “대상이 되는 악성신생물 분류표(기타피부암 제외)”참조]을 말한다고 되어 있었다. 또한 제16조(경계성종양의 정의 및 진단확정)에서는 “경계성종양”이라 함은 제4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의 기본분류에 있어서 별표6(행동양식 불명 또는 미상의 신생물 분류표)에서 정한 질병을 말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동 약관의 C51~58을 제4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상 악성신생물로 분류하고 있고, <별표6> 행동양식 불명 또는 미상의 신생물 분류표에서는 ‘여성 생식기관의 행동양식 불명 및 미상의 신생물(D39)’을 제4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상 행동양식 불명 또는 미상의 신생물로 분류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별표4> 및 <별표6>의 단서 규정에는 제5차 개정 이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있어서 상기 질병 이외에 약관에 해당하는 질병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질병도 포함하는 것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요약 정리하면, A 씨가 가입할 때 약관의 제4차 질병분류표에서는 암으로 분류되는 질병을 진단 시점인 5차 질병분류표에는 경계성종양으로 분류되므로 보험사에서는 5차질병분류표대로 경계성 암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고, A 씨는 가입당시 약관대로 암보험금을 지급해달라는 주장이었다. 결국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는 A 씨 손을 들어 주었다. 금감원은 암진단자금 지급 여부는 제4차 질병분류표에 따라야 하며 제5차 분류표의 축소, 변경되는 경우는 예상하지 않고 있으므로 진단 시점의 제5차 분류상 경계성종양으로 판단하여 경계성진단자금을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여 추가로 5400만 원을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보험약관은 그 자체가 상품이며 계약서다. 계약당사자인 보험사가 추후에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계약 당시 정해지면 계약이 끝날 때까지 그대로 쌍방이 이행해야 한다. 절대 변하지 않는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 www.kfco.org
약관 변경돼 돈 못준다고? 개 풀 뜯는 소리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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