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갑 부회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 비서를 거쳐 현대정공과 현대모비스 기획실 중역, 현대차 구매본부장, 기아차 기획실장 등 그룹 내 주요보직을 두루 맡았던 인물로 정몽구 회장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다. 재계 일각에선 ‘이전갑 체제가 정의선 사장의 후계과정을 총괄하게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와 다른 견해도 있다. 현대차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정의선 사장 후계 프로그램은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현대차 내부에서도 누가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 잘 모를 정도”라고 전한다. 그룹 내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조직, 혹은 별도의 외부조직이 정 사장의 후계 프로그램을 주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정 사장이) 여러 계열사를 옮겨다니며 각사 본부장들에게 경영관련 지도를 받았겠지만 별도의 개인교사나 조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정 사장 후계구도와 관련해 건설 계열사 앰코가 상장될 것이란 소문도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당초 2006년이나 2007년이 유력시됐지만 올해 안에 상장이 전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이야기도 들려온다. 정 사장은 앰코 지분 25%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정 사장이 지분 60%를 갖고 있는 전장업체 본텍은 2월중 현대오토넷과 합병될 예정이다. 얼마 전 상장돼 최대주주인 정 사장에게 막대한 이윤을 안겨준 물류 계열사 글로비스가 본텍 지분 30%를 갖고 있으므로 사실상 정 사장의 영향력 하에 놓일 현대오토넷+본텍 조합이 현대모비스와 더불어 그룹 지배구조의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현대차 관계자는 앰코 상장설과 관련해 “아직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