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금주들은 불안해서 “어쩔 수 없이 돈을 인출하긴 했지만 연 4%도 안 되는 시중은행 예금은 꺼리고 있다”는 생각이 있는 만큼 이들을 공략할 5%대 고금리(?) 공시이율 저축성 보험으로 뭉칫돈을 인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영업하는 것이다.
보험사들이 제시하는 저축성 보험 공시이율은 시중은행 예금보다 1.5%포인트가량 높다. 대부분 연 5.0~5.1%선을 유지하고 있다. 모 은행의 특판예금 금리인 4.5%보다도 0.5~0.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그 덕분에 보험사들이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저축성 보험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가입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저축성 보험도 기본적으로 보험이다. 단지 저축의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보장금액에 대한 위험보험료도 공제하고, 사업비도 공제한 후 남은 금액(저축보험료)을 공시이율로 부리하기 때문에 공시이율만 높다고 덜컥 가입했다가는 탈이 날 수 있다.
일반 저축성 보험의 경우 평균적으로 위험보험료 1~2%, 사업비 6~10%를 공제하고 남은 90% 안팎의 금액만이 저축보험료로 구성된다. 이 저축보험료 부분에 대해서만 부리되기 때문에 납입금 총액에 대해 부리되는 은행의 예금이나 부리이율과는 확연히 다르다.
현재의 보험시장에서 상품판매자와 소비자 양자 모두 대부분 공시이율형 상품을 저축성 보험으로, 변액보험을 투자 상품으로 판매하고 가입한다. 가입 당시의 판매자료 모두다 보험상품으로 설명되어 있고, 자필서명까지 되어 있기 때문에 5년 혹은 10년 후, 아니 연금개시 시점인 60세에 소비자가 아무리 민원을 제기하고 소송을 내 보았자 아무런 소용없는 일이다.
보험사는 보험을 판매하는 곳이지 저축이나 펀드를 판매하는 곳이 아니다. 단언컨대 소비자들이여, 보장보다 저축이나 투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은행이나 증권사를 찾아가라. 보험에 저축이나 펀드는 절대 없다. 단지 저축성과 투자형 보험이 있을 뿐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 www.kfco.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