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등 지분 많은 CJ(주) 배당 확대로 그룹 다른 상장사와 비교돼…“각 사에 맞게 정책 진행하는 것”
CJ그룹은 이달 들어 각 계열사 사업보고서를 확정하면서 배당금을 확정지었다. 대부분 배당금은 지주사인 CJ(주)에 집중됐다. CJ그룹 상장사는 9개가 있다. 이들이 지난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총 1860억 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CJ(주)가 839억 원을 지급했다. 그룹 상장사 전체 배당금의 45.1% 수준이다.
CJ(주)가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배당금을 책정한 것은 아니다. CJ제일제당이 881억 원을 지급해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많은 배당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배당성향(연결)을 보면 CJ(주)가 41.5%를 기록해 CJ제일제당(14.8%)을 압도한다. 배당성향(연결)은 연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중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배당성향 41.5%는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 중 41.5%를 배당금으로 지급했다는 의미다.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아 배당성향이 0%인 계열사는 CJ CGV, CJ씨푸드,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CJ바이오사이언스, 5개사다. CJ대한통운(5.5%)과 CJ프레시웨이(9%)는 모두 한 자리 수 배당성향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 배당을 줄이거나 중단한다. CJ CGV, CJ바이오사이언스, CJ ENM, 3개사가 이 경우다. CJ ENM는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손실로 전환했다. CJ CGV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부터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CJ그룹에 인수된 이후 당기순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과 CJ씨푸드는 수익성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최근 3개년(2020~2022년)간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연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 지분)은 2020년 296억 원, 2021년 390억 원, 2022년 505억 원으로 증가했다. CJ씨푸드 역시 2020년 21억 원, 2021년 22억 원, 2022년 74억 원으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사업 확장을 위해 순이익을 재투자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넥스트씬을 39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같은 해 9월 길픽쳐스를 319억 원에 인수했다. 2020년 11월에는 NAVER와 주식 교환 방식으로 NAVER 지분 1481억 원 규모를 매입하기도 했다.
CJ씨푸드는 재무구조 개선에 자금을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2020년 694억 원이었던 부채총계는 2022년 677억 원으로 감소한 반면 2020년 658억 원이었던 자본총계는 756억 원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부채 규모를 웃돌았다.
반면 CJ(주)는 지난해 수익성 악화에도 배당금을 늘렸다. CJ(주)는 전년 대비 연결 당기순이익이 26.5% 감소했지만 배당금은 12.3% 확대했다. 그 결과 배당성향도 28.1%에서 41.5%로 13.4%포인트 급등했다.
CJ제일제당도 수익성 악화에도 배당총액을 2021년 801억 원에서 지난해 881억 원으로 9.9% 늘렸다. 다만 수익성 악화(-2.7%) 정도가 미미해 배당 성향은 2021년 13.1%에서 지난해 14.8%로 1.7%포인트 상승했다.
그룹 계열사 중 CJ(주)의 배당성향이 높은 것에 대해 이재현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소유 지분이 많은 CJ(주)에 유난히 강한 주주친화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이재현 회장의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의 승계 재원 마련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어쨌든 주주들의 이익을 실현하는 가장 깔끔한 방법이기 때문에 배당 그 자체를 문제 삼기는 힘들다”면서도 “CJ그룹처럼 대부분 계열사가 배당에 인색한데 유독 오너 일가 지분 비율이 높은 CJ(주)만 후한 배당 정책을 고수하면 뒷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CJ(주)는 이재현 회장이 보통주 42.07%를 가지고 있다. 다른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자(법인 제외) 지분까지 더하면 지분율은 46%대까지 오른다. 반면 이외 8개 상장사 가운데 오너 일가 지분이 3%가 넘는 곳은 없다. 이재현 회장이 CJ(주) 주주로서 최근 3개년간 챙긴 배당금은 2022년 358억, 2021년 329억 원, 2020년 286억 원으로 집계됐다.
CJ그룹 관계자는 “오너 일가에 가는 배당금 규모가 크다고 하긴 어렵다”면서 “CJ대한통운은 올해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했고 향후 전체적으로 그룹 계열사 배당성향이 높아질 것이며, 현재 각 사에 맞게 주주친화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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