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헷갈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보험 상품 자체라 할 수 있는 보장내용과 보험료다. 먼저 보장내용은 소비자가 원하는 걸 담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보장내용이 결정되면 추가적으로 보장기간, 보험료납입기간, 소멸성, 환기환급형 등 상품의 형태를 정하면 보험료는 자동적으로 결정된다. 보장기간과 납입기간, 상품 형태의 선택은 자신의 보험료 부담능력을 감안하면 된다.
보험은 수지상등의 원칙에 따라 보험기간이 길면 그만큼 보험료를 더 내야 하고, 보험료 납입기간이 짧으면 짧은 기간에 해당 보험료를 다 내야 하므로 매월 내는 보험료가 많아진다. 대부분의 보험 상품은 보장기간이 매우 길다. 대표적으로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은 보험기간이 종신이다. 보험기간이 ‘죽을 때까지’라는 것이다.
보험료는 매월 20만~30만 원이지만 20~30년간 내는 것으로 따지면 5000만 원 이상, 1억 원이 훌쩍 넘는 경우도 많다. 일반 가계에서 집 다음의 고가 자산인 셈이다. 따라서 보험에 가입할 때는 평생 함께할 배우자 고르듯이 해야 한다. 내가 보험료를 만기까지 한 달도 빼놓지 않고 계속해서 납입이 가능한지, 보험사는 망하지 않을지, 원하는 보장을 하는지, 등등 요모조모 따져 볼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한 상품을 아는 사람이 권유한다고 해서, 친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상품이 없어진다고, 보험료가 오른다고, 따져 보지 않고 덥석 가입했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한 번 배우자를 선택해서 결혼하면 이혼이 어렵듯이 보험을 중도에 해약하는 것은 계약자에게 커다란 손실을 안겨준다.
오는 7월부터 약간의 보험 상품의 보험료 변동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보험가입의 필요성을 느끼고,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는 등의 보험가입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보험료가 오르기 전에 들어두겠다는 심리로 보험을 가입한다면 이는 반드시 나중에 후회 할 구매행동이다.
보험료가 아무리 많이 오른다고 해도 내가 지금 당장 필요치 않다면 보험은 사둘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보험가입은 시작일 뿐이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시류에 편승한 마케팅에 현혹되어 평생을 함께 가야할 보험을 허투루 들면 절대 안 된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 www.kfco.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