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몽골 고비사막 강수량 부족이 주요 원인…장거리 이동하는 황사 지구 한바퀴 도는 경우도
중국 중앙기상대는 4월 12일 오후 6시 전국에 황사 청색경보를 발령했다. 다음 날인 13일에도 오전 8시에 같은 경보를 내렸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8번째다. 중앙기상대 관측에 따르면 올해 황사현상은 56회 나타났는데, 이는 평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인터넷, 블로그, SNS(소셜미디어) 등엔 수많은 피해 사례들이 올라왔다. 학교와 직장, 단체 등은 야외 행사를 취소했다. 호흡기 질병을 호소하는 사람들로 병원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모래바람’ ‘흙바닥’ 등과 같은 황사 관련 단어들은 며칠째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창문을 닫는 것을 깜빡 잊고 외출에서 돌아오니 집 안이 온통 흙바닥이었다”는 한 여성이 올린 사진은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는 “한 시간 넘게 바닥을 쓸었다. 흙을 모아 무게를 재보니 5kg이었다”고 했다. 흙먼지로 뒤덮여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자동차 사진들도 넘쳐 난다.
반대로 황사 바람이 피해간 지역도 관심을 끌었다. 친링산맥 이남 지역이 대표적이다. 중국 한가운데를 가로로 관통하는 친링산맥은 남북을 가르는 분계선 역할을 한다. 북부 지역 주민들이 황사로 고생을 했던 것에 비하면 남부에선 상대적으로 덜했다. 온라인상에선 친링산맥이 어떻게 황사 바람을 막아냈는지 분석하는 많은 글들이 올라왔다.
베이징 기상대 선임 엔지니어 장밍잉은 “친링산맥은 평균 해발 1200m에 달해 황사의 낮은 공기가 넘기 어렵다. 산맥에 부딪힌 황사 바람이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다시 북쪽으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황사는 바람이 지상의 먼지와 모래 등을 공중으로 휩쓸어 공기를 탁하게 만드는 기상 현상이다. 황사가 발생하려면 일단 강한 바람이 지속적으로 불어야 한다. 동시에 저층 대기가 불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먼지 등 황사의 공급원이 충족돼야 한다.
중앙기상대의 계해림 수석예보관은 “올해 황사는 기본적으로 몽골 지역에서 부는 저기압성 강풍에 의한 것”이라면서 “이 바람이 중국 북쪽의 건조한 먼지 등과 결합하면서 본토에 황사를 몰고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임업과학원 사막화 연구소의 우보 소장은 몽골 남부의 고비사막을 황사 원인으로 꼽았다. 우보 소장은 “2022년 몽골 고비사막에 강수량이 유독 적었다. 2023년 봄에 기온이 크게 올라가면서 이 지역 동토층이 녹고, 지표 토사가 느슨해졌다. 황사의 공급원이 더욱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북부에 강한 바람이 불었다. 이로 인해 황사 현상이 더욱 많아졌고, 농도도 올라갔다”고 했다.
중앙기상대에 따르면 4월 11일 오전 7시 기준 400만km²가량에서 황사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중국 전체 면적(959만 6960km²)의 40%가 넘는다. 또 지금까지 4억 9000만 명이 황사에 노출돼,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됐다.
계해림 수석예보관은 이번 황사가 점차 남쪽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황사가 강할 땐 남쪽뿐 아니라 지구를 한 바퀴 돌기도 한다. 유럽 알프스에도 아시아 황사가 검출된 적이 있다”면서 “황사는 기본적으로 장거리 이동이다. 중국 남쪽으로 가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모래바람이 분다고 황사는 아니다. 중앙기상대는 일정 강도 이상이어야만 황사로 분류한다. 또 같은 황사라도 농도에 따라 다르게 대처한다. 미세먼지부터 시작해 강한 황사 단계까지 있다. 강한 황사의 경우 매우 해로운 재해성 날씨다.
계해림 수석예보관은 “황사는 국제화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나라 간 협력이 필수적이다. 우리 북부 지역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또 몽골 남부까지 광범위하다. 이 나라들과 잘 논의해서 효과적으로 다스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막화 지역에 식물들을 공급, 황사 농도를 낮추는 노력도 게을리 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중앙기상대는 계속되는 황사를 대비해 네 가지 주의를 당부했다. 첫째, 문과 창문을 잘 닫아야 한다. 둘째, 눈과 호흡기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마스크와 스카프 등을 착용한다. 셋째는 황사의 영향을 받기 쉬운 물품들을 단단히 고정하거나 재배치한다. 마지막은 운전자의 경우 시야 확보가 어려우니 속도를 낮춰야 한다.
의료 당국도 적극적인 조치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황사에 오래 노출되면 눈의 통증을 유발하고 눈물을 흘릴 수 있다. 또 모래 먼지를 제때에 제거하지 못할 경우 안구 표면이 감염될 우려가 높다. 당국 관계자는 “황사가 심하면 외출을 삼가거나,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 선글라스 등을 착용해야 한다”고 했다.
황사 입자 표면에 붙어 있는 세균 바이러스는 호흡기 질환도 일으킨다. 황사 바람은 공기가 건조해 피부가 거칠어지고 입술이 갈라질 수 있다. 이 경우 황사의 유해한 병원체가 침투할 가능성이 있으니 즉각 치료해야 한다.
우한의 한 의사는 “황사 날씨엔 환기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 창문을 여는 것 자체가 해롭다. 물을 많이 마시고, 과일과 채소를 평소보다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외출할 땐 마스크, 모자, 스카프, 선글라스 등을 착용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
“기시다와 밤늦도록 음주, 김건희가 말려” 일본 언론 ‘계엄 윤석열’ 재조명
온라인 기사 ( 2024.12.05 11:29 )
-
“간섭하지 마세요” 일본 대표 천재 ‘오타니·후지이’ 부모의 공통점
온라인 기사 ( 2024.11.07 13:48 )
-
“한류 꺾일 기미 안 보여” 한강 노벨문학상 계기로 세계 언론 K문화 재조명
온라인 기사 ( 2024.10.17 1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