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인허가권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건설업종은 유달리 ‘사고’가 많은 업종이기도 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현대산업개발이나 현대자동차 등 경영투명성과 관련한 대기업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해 업계 전체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GS건설은 얼마 전부터 투명경영을 표방하며 내부 비리 고발자에 대한 포상제도를 시작했다. 내부 감사체제도 한층 강화했다. 본격적인 집안단속에 나선 셈이다.
GS건설 측은 공사 하도급 발주나 자재 구매와 관련된 입찰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비리를 근절하고 투명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조치라고 밝힌다.
최근 GS건설은 감사기능을 확대하며 감사실 인력을 대폭 증원했다. 본사와 현장에 대한 감사를 수시로 실시해 부조리에 대한 감시 감독의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4명에 불과했던 홍보실 인력도 최근 들어 9명까지 늘어났다. 외부에 대한 이미지 작업뿐만 아니라 GS건설과 관련된 업계동향과 소문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포상제도 역시 업계 화젯거리다. GS건설은 사내 통신망을 통해 내부 비리 관련 제보를 받고 이에 대한 포상을 할 것이란 홍보를 계속 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포상금으로 최고 1억 원이 걸려있다’는 소문까지 퍼져 있지만 GS건설 측은 “액수는 특별히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힌다.
업계인사들은 내부 결속 다지기 외에 GS건설이 최근 건설업계 비리 파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란 평을 내리고 있다. 브로커 윤상림 씨 파문을 통해 비리에 연루된 건설업체들이 오르내리자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는 해석이다.
GS건설은 지난해 5조 6300억 원 매출을 올려 외형면에서 업계 최고 자리에 올랐다. GS건설의 매출실적이 급증한 것은 파주LCD사업장 등 그룹공사 수주가 많았기 때문이다. GS건설은 올해도 LG필립스LCD의 생산라인 증설, GS칼텍스의 탈황시설 공장 추가 건설 등 수천억 원대 공사를 수주한 상태다.
후발주자로서 한참 뒤쳐져 있다는 평가를 받던 GS건설의 급격한 외형적 팽창은 업계 인사들 사이에 여러 가지 소문을 불러왔다.
실제로 GS그룹 소유였다가 LG그룹으로 소유권이 넘어간 곤지암 리조트 부지의 경우 시설물 신축 허가를 놓고 ‘잡음’이 일기도 했다. 일각에선 곤지암 일대의 건설 인허가권과 관련된 사안이 ‘아직도 화약고’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때문에 업계 일각엔 “GS건설 내부에 내부 비리 감사기능을 강화해야 할 사건이 터진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지만 GS건설 측은 “최근 우리가 여러 공사를 따내다보니 동종업계에서 별 말이 다 나오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일각에선 현대차 사태가 결국 내부 고발자에 의해 확전된 것임을 본 GS건설 측이 사전방지 차원에서 내부 감시기능을 확대했다는 평도 있지만 GS건설 측은 “현대차 사태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