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 요인을 하나로 꼽을 수는 없다. 후진적인 기업 거버넌스, 소홀한 주주권 보장이 항상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를 개선하려면 제도적 접근과 더불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연금 같은 기관투자자의 관여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적극적인 주주 관여 활동은 그 자체로 거버넌스 개선에 해당한다. 관여활동이 활발한 만큼 주주의 권리가 보장될 가능성도 증가한다.
국민연금은 국민 노후자금의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2018년 7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합병비율이 불공정했음에도, 국민연금이 외압에 의해 찬성했던 것에 대한 반성적 의미도 담겨 있었다. 그러나 5년 가까이 지난 지금,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에 대해서는 결코 좋은 평가를 할 수 없다. 지금껏 국민연금이 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한 곳은 단 2개(남양유업, 현대그린푸드)에 불과했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보전과 위법행위 예방을 위한 주주대표소송은 단 한 번도 제기하지 않았다. 소극적 형태인 의결권 행사에서 국민연금이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때는 기권을 하거나 회사 안건을 그대로 따르는 모습이 여전히 나타났다. 결국 국민연금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외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곧 국민연금이 수익률 개선을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일각에서는 집권세력으로부터 독립성을 온전히 확보하기 어려운 국민연금은 주주권 행사에 소극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극적 주주권 행사야말로 정치적 압박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연금 가입자의 한 사람으로서 차라리 국내 주식에 장기투자를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생각마저 든다. 국민 노후자금 보장을 위해 이제라도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노종화는 회계사이자 변호사다. 현재(2017년 5월~)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0년 3월부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상근)으로도 재직 중이다.
노종화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