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커뮤니케이션즈의 야후코리아 인수설이 확산되고 있다. | ||
SK커뮤니케이션즈의 야후코리아 인수설과 구글의 엠파스 인수설 등이 인터넷 업계의 대표적인 M&A 시나리오. 특히 SK커뮤니케이션즈의 경우 라이코스코리아와 싸이월드 인수합병을 통해 국내 2위권으로 발돋움하는 데 성공한 경험이 있는 데다 최근 싸이월드의 성장정체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합병설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 집계 사이트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6월 셋째주 주간 방문자수를 보면 NHN이 2373만 명, 다음이 2085만 명, SK커뮤니케이션즈가 1902만 명, 야후가 1318만 명이다. 방문자수 수치상으로도 SK커뮤니케이션즈가 야후코리아를 인수하기만 하면 NHN을 능가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두 회사는 “전혀 거론되지 않은 이야기”라며 부인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야후코리아 직원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돌면서 증권가에서는 상당히 그럴듯한 시나리오로 돌고 있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일까. 야후코리아에 따르면 두 달 전 한 일간지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가 야후코리아를 인수할 계획’이라는 내용을 1면에 보도하면서 급속도로 번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미국 진출을 위해 야후 본사와 손잡은 것을 계기로 야후코리아의 인수를 준비중이라는 얘기였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야후 본사와 손을 잡고 ‘헬리오’라는 업체를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야후코리아가 긴장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야후코리아 인수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야후 본사에 제출한 요구사항의 하나일 뿐 협상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 야후코리아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SK커뮤니케이션즈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얘기다. 인수설이 흘러나온 곳도 SK 쪽이라고 야후코리아는 주장하고 있다. 야후코리아는 “인수설을 언론에 흘린 SK 관계자를 이미 찾아내 고소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인수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새로운 영역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면 인수·합병은 언제든 열려 있다. 지난해 교육업체 ‘이투스’에 이어 올해 초 블로그사이트 ‘이글루스’를 인수했다. 그러나 야후코리아는 인수 대상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야후코리아 검색서비스의 현재 상황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 이유라고 한다. 하지만 네이버와 비교했을 때 SK커뮤니케이션즈의 검색서비스와 뉴스형 포털서비스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에서 야후코리아 인수설은 꺼지지 않고 있다.
▲ 구글의 엠파스 인수설이 증시재료로 나돌고 있다. | ||
야후코리아는 “독립 경영이 이뤄지고 있고 중요한 의사결정도 독자적으로 한다. 최근 G마켓 지분 10%를 산 것도 국내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업을 활발히 벌이는 상황에서 매각을 할 리가 없다”며 독자 경영을 강조했다.
한편 엠파스도 매각설이 몇 년 새 이어지고 있다. 한때 ‘야후에서 못 찾으면 엠파스’라고 할 정도로 초창기 검색서비스에서 야후와 쌍벽을 이룰 정도였지만 이후 네이버가 강자로 나서면서 포털업계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적당한 사이즈로 합병에 큰 부담이 없다는 것이 다른 인터넷 업체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의 엠파스 인수설이 ‘증시 재료’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구글과의 검색광고 계약이 끝나면서 엠파스가 오버추어와 계약할 것이라는 예상이 대두되었지만 구글과 다시 재계약을 하면서 두 회사의 끈끈한 관계를 과시한 것. 나아가 최근에는 엠파스의 한성숙 검색사업 본부장이 ‘전방위 사업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구글 본사를 방문하고 오는 등 제휴관계 확대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설’만 나돌던 엠파스의 합병설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2년 전에는 네이버와 업무 제휴를 시도했던 구글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인수 대상 업체를 물색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구글이 한국보다는 중국 진출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인터넷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구글을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3년째 국내사무소를 차려놓고도 본격적인 사업을 하지 못하는 이유다. 때문에 구글과 엠파스의 합병설이 설로만 끝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해 엠파스와 긴밀한 접촉을 통해 인수를 저울질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네이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검색시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메신저 시장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온에 1위 자리를 빼앗기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엠파스는 끊임없이 제기되는 인수설에도 “독자적인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인수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꿋꿋이 버티고 있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