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TV <각시탈> 캡처 사진. |
23일 KBS 2TV <각시탈>에서 슌지(박기웅 분)는 자신의 정체가 탄로난 것을 모르는 강토(주원 분)를 바라보며 두뇌싸움을 즐겼다. 강토는 자신을 의심하는 슌지를 속이기 위해 독립운동가들과 의기투합해 여러 명의 각시탈을 만들고 이에 자신이 당해 쓰러지는 속임수를 부렸다.
각시탈이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는 강토의 거짓말에도 슌지는 속지 않았다. 슌지를 속이는 데 실패한 강토는 체포된 동진결사대 조선인을 무차별 폭행하기 시작했고 슌지는 오히려 이를 몰래 지켜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독기가 오를 때까지 오른 슌지는 강토를 사랑한 홍주(한채아 분)를 조롱하며 모욕을 줬다. 슌지는 “당신 참 불쌍한 여자야. 나보고 계집에 미쳐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너야말로 어리석다. 딴 여자를 마음에 두고 있는 놈을 사랑해?”라며 강토가 각시탈이라는 사실을 숨긴 홍주에게 분노했다.
이어 그는 “그런 줄도 모르고 내가 이강토를 각시탈이라고 우겼으니 얼마나 괴로웠겠냐. 내가 오목단 사랑하는 마음을 그토록 조롱하더니 조선 놈을 사랑해? 그놈이 널 지켜줄 수 있을 것 같아? 도망갈 데가 필요하면 나한테 와. 거둬 줄 테니까”라며 홍주를 모욕했다.
또한 슌지는 과거 여린 마음의 소유자였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잔인한 물고문을 보여주기도 했다. 슌지는 강토와 목단이 몰래 만난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해 자신의 스파이 역할을 했던 극동서커스단 함계순(서윤아 분)을 불러냈다.
슌지는 계순을 보자마자 “오목단이 이강토랑 요즘 자주 만나냐”고 물었고 계순은 겁먹은 목소리로 “아니다. 요샌 안 만난다”고 대답했다. 몇 번을 물어도 같은 대답을 하자 분노가 극에 달한 슌지가 “거짓말을 하냐. 두 년놈이 날 속이더니 네 까짓 게 날 속이냐”며 계순의 머리채를 잡고 욕조 속으로 머리를 처넣었다. 계순은 숨이 넘어갈 듯이 물고문을 당하며 벌벌 떨었다.
슌지는 자신의 형을 죽이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까지 얻은 각시탈에 원한을 품어 왔다. 게다가 그 각시탈이 자신의 친구 강토였음을 알았을 때 분노는 극에 치달았다. 복수를 할 생각에 각시탈을 잡고도 놓아준 그의 행동은 오히려 각시탈에게 기회를 준 셈이었다.
초반부에 자신만만했던 슌지가 결국 ‘조선총독부를 폭파할 계획’이라는 강토의 속임수에 또속아 넘어가는 등 슌지의 집착과 분노가 오히려 각시탈을 승리하게 만드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짐작케하고 있다.
김다영 인턴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