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 기준으로 점포 수 3350개로 국내 1위를 달리는 훼미리마트는 ‘규모의 경제’를 무기로 출점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훼미리마트는 “수도권 등 특정 지역을 고집하지 않고 전국 230개 시·군·구에 고루 출점하고 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금강산 관광지와 개성공단에도 진출할 정도로 전국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훼미리마트가 점포 수 늘리기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것은 일단 규모가 커져야 자체 공장 설립과 물류망 구축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GS25는 GS리테일이 슈퍼마켓, 할인점, 백화점 등 다양한 유통업을 하고 있고, 세븐일레븐은 유통업과 식품업의 강자인 롯데그룹을 업고 있으며 최근 매각되긴 했지만 바이더웨이는 제과업종인 오리온그룹 아래 있었다.
보광그룹은 휘닉스파크, 보광창업투자, 휘닉스커뮤니케이션, 한국문화진흥, 휘닉스PDE, STS반도체 등 레저, 금융, IT분야에만 진출해 있어 식품 및 유통업에서 그룹 차원의 지원이 적은 편이다.
“점포 수 2000개부터는 PB, NPB, 다양한 생활서비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가 된다”는 것이 훼미리마트의 설명이다. 어느 정도 점포 수가 늘어난 현재는 독자브랜드상품(PB상품)과 이벤트를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또 민원서류 발급, 공과금 수납, 여행·보험·렌털 서비스 등 업계에서 가장 많은 30여 가지의 편의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지역밀착형 편의점(Living Station)을 추구하고 있다.
점포 수 2200개인 GS25는 훼미리마트를 의식한 듯 “성장보다는 내실이 중요하다. 훼미리마트 점포수가 3300개로 GS25의 1.5배지만 매출액은 훼미리마트 1조 1924억 원, GS25 9967억 원으로 많은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점포 확장보다는 개별 점포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내 웬만한 대형빌딩이 새로 생길 경우 훼미리마트의 간판이 가장 자주 보일 정도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직선거리 100미터 이내에서 같은 간판의 점포끼리 경쟁하게 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때문에 출혈 출점 논란이 빚어지기도 한다. GS25쪽에선 “수익성이 낮은 곳은 진출하지 않고 주요 상권의 가시성이 높은 곳 위주로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GS리테일의 사업부문 중 하나인 GS25는 회사의 매출 중 41%를 차지하는 주력 사업이다. 또다른 사업부문인 슈퍼마켓, 할인점, 백화점 등은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편의점 사업은 다른 사업부문과 물류망을 공유하면서 업계에서는 최초로 야채, 과일 등 신선식품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등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GS25는 신림남부점을 리모델링해 야채, 과일 등 신선식품을 파는 동시에 공산품의 경우 20% 싸게 팔고 있다. ‘편의점은 고가’라는 인식을 잠재우면서 할인점, 슈퍼마켓 성격을 도입하는 새로운 형태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광화문 우체국에서는 우편편의점을 내기도 했고, 선상 편의점에 진출하기도 했다. 또 GS칼텍스 주유소와 마일리지 공유를 도입하는 등 그룹 계열사와도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편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세븐일레븐은 올해 처음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89년 국내 최초로 편의점 업계에 진출한 세븐일레븐은 1999년 업계 최초로 1000개 점포를 돌파하는 등 편의점 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1999년 초 롯데그룹의 신동빈 부회장이 ‘편의점 1000개 점포 돌파’를 지시한 뒤 로손(Lawson)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점포확장을 해 한때 점포 수가 1400개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나친 점포확장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점포 수를 다시 1100개로 줄이기도 했다. 단시일 내에 점포수를 늘리다 보니 순수가맹점보다 위탁가맹점이 많아졌는데 이를 다시 줄인 것. 본사에서 대부분의 투자금을 지원하는 위탁가맹점은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른 업체들의 순수가맹 비율이 70∼90%인 반면 세븐일레븐의 경우는 아직도 위탁가맹점이 1238개 중 842개(68%)로 높은 편이다. 세븐일레븐은 위탁가맹점을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은 2001년 1억 8000만 원의 흑자를 잠시 내기도 했지만 1999년 이후 계속 적자가 누적되었고 2003년에는 (-)356억 원의 손해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2003년부터 부실점포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2004년 (-)254억 원, 2005년 (-)69억 원으로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흑자를 기록하고 앞으로는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삼강 등 대형 식음료 계열사가 있다 보니 세븐일레븐의 자체 PB상품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병원, 대학교 등에 특히 많이 입점한 세븐일레븐은 앞으로도 이와 같은 특수입점 점포를 많이 늘릴 계획이다.
한편 바이더웨이는 올해 초 점포 수 1000개를 달성했지만 폐점 수가 늘어나면서 1000개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매출이 떨어지는 점포는 내실을 기하기 위해 폐점을 선택하는 등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더웨이는 지난해 3976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당기순이익은 1억 2000만 원 수준이다.
규모 면에서 부담이 있다 보니 PB상품 개발에 한계가 있다고 한다. 대신 새로운 개념의 편의점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강남 스타타워 옆 점포에서는 업계 최초로 카페형 편의점을 오픈했고, 압구정점에서는 편의점에서 직접 오븐에서 빵을 구워 파는 방안을 도입하기도 했다. 패밀리레스토랑식 식품을 포장판매하는 서비스도 일부 진행중이다.
최근 오리온은 27일 공시를 통해 바이더웨이 지분 전량(98.25%)을 네덜란드계 투자회사인 코리아리테일홀딩스에 1505억 원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공시 이후 오리온은 매각 차익에 대한 기대감과 실익이 별로 없는 편의점 사업에서 손을 뗐다는 긍정적인 평가로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코리아리테일홀딩스라는 법인이 국내에서 유통업에 대한 ‘투자’나 ‘영업’을 본격화할 것이란 부분에서 회의적이다. 즉 바이더웨이가 기존 유통업 강자에게 팔리는 형태로 재매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표1> 2005년 실적
1호점 | 2005말 점포수 | 2005매출 | 2005당기순이익 | |
훼미리마트 | 1990년 10월 | 3151개 | 1조1924억 | 279억 |
GS25 | 1990년 12월 | 2036개 | 9967억 | 205억(영업이익) |
세븐일레븐 | 1989년 5월 | 1238개 | 4784억 | -69억 |
바이더웨이 | 1991년 2월 | 996개 | 3976억 | 1억 2189만 |
<표2> 주주 구성
훼미리마트 | 홍석조 | 32% |
일본훼미리마트 | 21.45% | |
홍석규 | 8.65% | |
홍석현 | 8.6% | |
홍라영 | 7.08% | |
GS리테일 | GS홀딩스 | 65.8% |
LG상사 | 32% | |
GS건설 | 1.7% | |
세븐일레븐 | 롯데리아 | 20.33% |
롯데제과 | 19.65% | |
호텔롯데 | 17.37% | |
롯데냉동 | 13.55% | |
신동빈 | 8.57% | |
신동주 | 3.68% | |
신영자 | 2.22% | |
바이더웨이 | 오리온 | 98.25% |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